계획에 없던 이사를 또 하게 되었다
바로 그 전에 했던 이사에서는 정리하고 버릴 틈도 없어 모조리 쓸어왔던 짐들을 (이게 아직도 있었어? 싶은 의미없는 골동품과 심지어는 쓰레기까지) 이제는 진짜 버리고 정리해야 했다. 이사는 부피와 무게로 비용이 결정되기에 이번에도 또 다 쓸어담기식의 이사를 할 수는 없었다
혼자 온집의 짐들의 정리를 시작하려니
막막하고
그 물건들에 담긴 추억들(좋든 나쁘든)이 떠오르며 굉장히 감정적이 되어서 움직이다 멈추기를 반복하다 결국 짐이 나가는 날이 다가오니 타임라인때문에라도 움직이게 되었다
무얼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보니
그간 뭘 그리 많이 쌓아뒀는지
옷장은 가득차있는데도
늘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댔고
대체 이 많은 그릇들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
각종 마케팅의 상징이었던 사은품도 이제는 버리는데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비용이 더 드는
결국은
밥을 할 밥통(집밥은 소중하다)
잠자리의 이불
최소한의 옷가지
이 정도만이 남더라는
30평대 집을 꽉 차지했던 짐들을
결국 상자 10개로 모두 정리했다
기부하고 나눠주고 일부는 팔고
마지막까지 버릴까말까를 망설인 졸업앨범들도 모두 쓰레기 통으로(한때 어느 결혼정보업체 내지는 중매쟁이에게 팔렸을 모여대의 졸얼앨범. 이게 이제졸업한지 십오년이 지난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온몸이 뻐근하고 허리도 삐끗하도록 정리하고 나니
내 40년의 인생이 정리가 된 느낌이다
서운하기보다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