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나이

윤종신의 '나이'를 들으며...

by Gino

나는 윤종신의 오랜 팬이다. 덕질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한 대상을 꾸준히 좋아하기엔 마음이 무겁지 않거나 변덕이 심한 내가 윤종신의 26년 팬으로 살아왔다. 나보다 딱 10살이 많은 그도, 그리고 오랜 팬인 나도 모두 나이를 먹어간다. 그래서 그가 매년 열어주는 콘서트는 참 고맙다. 오랜 시간동안 큰 스캔들 없이 노래를 만들고 불러줘서 그리고 게스트 하나 부르지 않고, 인터미션도 없이 콘서트를 꽉차게 진행해줘서...


그의 콘서트를 연말에 가면 그가 이 노래를 부른다.

'나이'

가사는 대충 이렇다

"안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거 그 이별이 왜 그랬는지 아는 거
세월한테 배우는 거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거

두자리의 숫자 나를 설명하고 두 자리의 숫자 잔소리하네
너 뭐하냐고 왜 그러냐고 지금이 그럴 때냐고"

나이.GIF


삼십대 초반에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좋다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마흔즈음에 이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가사가 진리같다는 느낌이었다.

이제서야 뭔가

내 인생에서 안 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알 것만 같은 느낌?

(물론 다는 모른다. 그냥 알 것만 같은 느낌.. 그걸 다 안다면 글쎄 죽을 때가 된게 아닐까??)


그리고 돌아보니

될 일은 죽을 힘을 쓰지 않아도 되었고

안 될 일은 죽을 힘을 써도 안 되었다.

삶에는 일에는 궁합과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는 듯 하다.

노력이 결과를 담보하지도 않고

타이밍도 운도 있는 것 같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붓는 일과

결과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는 일

좋은 결과라면 감사히 여기고

그렇지 않은 결과라면 얼른 내려놓고 돌아보지 않는 일

이것만을 깨다는데 사십년이 걸렸다.


그래서 윤종신의 '나이'라는 노래가 더욱 와 닿는다.

안 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거...


윤종신콘서트에 같이 갔던 언니가 내게 묻는다. (덧. 언니는 윤종신팬은 아니지만 윤종신 골수팬을 둔 덕분에 살면서 적지 않게 윤종신 콘서트를 다녀왔다.)

(언니) "윤종신 팬클럽 활동을 해보면 어때??"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단호했다.

(나) "안 돼!"

(언니) "왜? 엄청 좋아하잖아??"

(나) " 그러니까 안 된다는 거야. 한번 들어가면 팬클럽 활동을 심히 열심히 할거 같아서"

그렇다...

나는 안다.

아마 한번 들어가면 이 나이에 BTS를 좋아하듯 윤종신을 광적으로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이 좋다.

그저 가수와 팬으로서만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또 한 가지가 있다.

해보고 싶으나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은 거.

바로 담배.

나는 장난으로라도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다.

청정지역에 살아온 내가 담배를 한번 피워볼까 하는 생각이 마흔즈음에 들어서야 처음 생겼는데, 이제 내가 흡연을 시작하면 누가 잔소리를 할 것도 아니고 골초가 될 것만 같은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 한다.

이제는 안 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알 것만 같은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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