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Year
Life goes on like that: day by day, week by week, and year by year.
인생은 그렇게 간다: 매일같이, 매주 그리고 매해 말이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129: 17 May 2016, Melbourne
I don’t care much for annual anniversaries and celebrations. Birthdays and holidays are just another day. Not only am I contemptuous of commercial holidays that flourish in Korea — every 14th is a special day in Korea, not only in February— but also, I want to appreciate everyday for the sake of it, not because it’s a special day.
Still, I like holidays for the time I spend with my family. I also appreciate anniversaries because they let me contemplate a year that has passed. When a ‘special’ day comes back, I look back to the same day a year before. I think about where I was, what I was doing and who I was with. Even when the occasion is not exactly about me, like tomorrow, which is my parents’ wedding anniversary, it still has the same effect.
Things constantly change in life. The subtlety of changes, however, downsizes the scale of transformation. Living a routine, your life today doesn’t seem too different from the one from yesterday. Anniversaries are therefore an opportunity to observe and compare the differences between the two separate moments in time. And conveniently enough, they are spread out by year, an arbitrary marker that makes people gather up one night every 365 days to watch fireworks that cost millions of dollars.
While I’m once again missing another family celebration, my parents’ 26th wedding anniversary got me thinking about things that have changed since this time last year. Since May 2015, a lot of things changed. I’m sitting on the other side of the planet, so that’s something. I started a daily blog. I started taking photos with my good old Canon again, but got off Instagram. I don’t have a puppy anymore. I have a fringe and my hair is longer than ever.
Some things are the same. I still talk about myself a lot and I still have no clue where I’d be this time next year. I still crack my fingers and wrist every other minute. I still wear a pair of brown glasses only when I read, write or watch a movie. I still listen to Debussy’s Clair de Lune when I want to calm down or concentrate.
While I certainly expected certain changes, I did not see majority of things coming and going. Throughout the days, weeks and months I spent the past year, I’ve progressively grown a bit wiser, more confident and more assured about myself. Just like how my parents got married and lived through the past 26 years, one day I’ll look back to today and think how the hell I made it through since that Wednesday in Melbourne where the sun warmed up the brisk air at the brink of autumn; that day that I had no clue what life has to offer.
Life goes on like that: day by day, week by week, and year by year. Every year, I look back and realize how grateful I am to have spent my life towards a better direction in general.
A couple days ago, Facebook COO, Sheryl Sandberg, in her commencement speech at UC Berkeley said that after her husband’s sudden death last year she now celebrates birthdays every year; something she often overlooked before. The death of one of the most important persons in her life made her appreciate the beauty of life, which goes on everyday and adds up to a year, a decade, and the entire lifetime.
Life happens, just like that. Take a moment to appreciate it, not only on birthdays; but maybe celebrate a bit more on birthdays, because that’s the day this life has begun.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129일: 2016년 5월 17일, 멜버른
기념일이나 해마다 오는 특별한 날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생일이나 명절은 내게 그 이외의 날들과 다르지 않은 또 다른 하루일 뿐이다. 매달 14일마다 오는 상업적 기념일에 대한 나름의 표현이고, 굳이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매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싶어서 그렇다.
그래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명절이 좋다. 기념일은 지나간 일 년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특별한’ 날이 어김없이 돌아왔을 때면 일 년 전 같은 날을 떠올린다. 내가 어디에서 누구와 무얼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인 내일처럼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날이라도 비슷한 생각을 하곤 한다.
인생에서 많은 것들은 끊임없이 바뀐다. 하지만 그 변화 과정의 미묘함은 실제로 변화한 정도를 보다 작게 느껴지게끔 한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제나 오늘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에 기념일은 동떨어진 두 순간을 관찰하고 비교할 기회이다. 편리하게도 그 두 순간은, 365일마다 사람들이 수십억 씩 들인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모이는 별 근거 없는 기준을 근거로 나누어져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또 한 번의 가족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부모님의 26번째 결혼기념일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2015년 5월에 비하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선, 지구 반대편에 앉아 있고,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래된 캐논 카메라로 다시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만, 인스타그램은 그만두었다. 내 삶에는 더이상 반려견이 없으며, 앞머리가 생겼고 머리는 어느 때보다 긴 편이다.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아직도 내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내년 이맘때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과하게 손가락과 손목 관절을 꺾는 습관은 여전하다. 읽거나 쓰고 영화를 볼 때는 갈색 뿔테 안경을 쓴다. 진정하거나 집중하고 싶을 때면 드뷔시의 Clair de Lune을 듣는다.
예상했던 변화들도 있지만, 대다수 것들이 오갈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지난 일 년간 보낸 매일, 매주, 그리고 매 달 동안 서서히 보다 지혜롭고, 자신감 넘치고 나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다. 26년 전 엄마와 아빠가 결혼한 뒤 지금 이 순간까지 왔듯이, 언젠가 나도 멜버른에서의 그 수요일을 떠올릴 것이다. 가을의 끝자락에 차가운 공기를 햇볕이 따스하게 덥히는 그 날, 삶이 내게 무얼 가져다줄지 전혀 알지 못했던 그 날 말이다. 그리고 그 날로부터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됐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인생은 그렇게 간다: 매일같이, 매주 그리고 매해 말이다. 매년,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전반적으로 보다 나은 방향으로 삶을 살아갔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며칠 전, UC Berkeley 졸업식 연설에서 페이스북 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연설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녀는 이제 매년 본인의 생일을 기념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5년에나 한 번 축하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하나였던 남편의 죽음이 삶의 아름다움을 알아차리게 했다고 말한다. 소중한 삶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매일같이 펼쳐지며, 그것이 더해져 일 년이 되고, 십 년이 되고, 일생이 된다.
인생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시간을 내서 살아있음에 감사해야겠다. 굳이 생일이 아니어도 말이다. 아니, 어쩌면 생일에는 조금 더 감사해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인생이 시작한 날이니까.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