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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Mar 04. 2016

인생을 예측하기

Predicting Life

The only thing I am certain about is the uncertainty of life.
지금 내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인생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54: 3 March 2016, Melbourne


‘What will your life be like in 5 years?’ is a question that people commonly ask to assess the direction and the speed of their life. I never liked this question, let alone understood it. How am I supposed to know what my life will be like in five years if I don’t even know what I am going to have for lunch tomorrow?


But silliness aside, it was hard to grasp that ‘5 years’ because, as much as a little kid thinks that ‘2 weeks’ is an eternity that never comes to an end because for her that’s beyond the count of her fingers, ‘5 years’ was such a long period of time for me to comprehend.

But one time, not too long ago when I was once again faced with this question that a friend casually threw, I turned the question around and assessed how I had imagined my life today, 5 years ago:


Five years ago, the beginning of 2011 was extremely harsh for me. The year before, I physically and mentally struggled to a level of not even knowing the amount of stress I was suffering from. I was a final year high school student in Korea, lucky (or unlucky, depending on perspectives) enough to be attending one of the elitist high schools in the country whose education system is often praised by Barack Obama. Going to school 30 minutes earlier than the peers every day (which meant leaving home at 6:30 am, from Monday to Saturday) and spending every recess, lunch and dinner time solving math questions or memorizing historical details eventually left me with nothing more than an excruciating despair and vexed resentment.


No university that I have applied to granted me an acceptance letter. I was confused and furious at the same time for the unfair result. Not that others didn’t work hard enough, but more because I worked harder than anyone I knew who took the notorious university entrance exam called Suneung that year.


So there I was, completely devastated, refusing to see or talk to anyone. My room was a hermit that I hid myself from the world that probably saw me as a massive failure. Yet, because I have only made minor mistakes, which were major enough to keep me from entering the gates of some universities in Seoul, the only option was to spend an extra year revising what I have learnt the past year so that I can take that all-day, eight-subjects, multiple-choice exam once again by the end of the year. At that moment, I could not have had the most pessimistic view about my life in ‘5 years’.


Fast forward to where I am sitting right now: a sleek and modern library in an architecturally stunning building in Melbourne where the natural light from a clear blue sky comes in, illuminating the table. In million years would I have imagined sitting here, or anywhere close.


The past five years, so many things that I have not planned nor foresaw have happened in my life that I’ve stopped trying to look too far ahead. Instead of trying to predict my life, I decided to focus on now: where I stand at the moment.


I also try not to look back and regret, or look around at the paths that I did not take. While it’s easy to fall into those two pitfalls, which easily turn into hopeless abysses, they are unhelpful and detrimental to one’s advancement. I devote the energy that might have been wasted, trying to remove those unnecessary thoughts off a mind, to figuring out what I can do at the current moment.


But many of my friends like to plan things ahead. Some even feel anxious if they don’t have things thought out in advance. Indeed, there’s nothing wrong with planning one’s life. I am simply incapable of doing so — besides, I do not enjoy a sense of disappointment that easily follows an expectation. I’d rather stay nonchalant and indifferent to the outcomes of the future for the possibility of a surprise, not a disappointment —.  But I don’t think I have missed out on opportunities in life because of such attitude. Things just seem to work out and I seem to make the right choices in life, as if they were supposed to turn out that way.


For instance, I had a competent internship opportunity at one of the most successful startups in Hong Kong, which was not planned nor expected. But somehow I stumbled upon its door, knocked on it, and it opened. I decided very last minute to come to Melbourne for my exchange year and I could not have made a better choice in terms of the city, timing of my exchange and many other circumstances.


Of course, that doesn’t mean that my life has always been rosy. I have faced failures, a lot of failures. In fact, it was actually a set of harrowing failures that have led me to Hong Kong in the first place, and many other major and minor ones that have led me to the fortuitous doors that I was able to knock on and sometimes, to open.


That is the beauty of unpredictability in life. It not only makes life exciting but also allows me to focus on the ‘now’; because there is no point worrying about the unknown future that is yet to come.


So what will my life be like in 5 years? The only thing I am certain about is the uncertainty of life. So all I can say is that I would be contented with the paths that I have chosen to walk on and I would be enjoying the moment that I am living at that point in life. That is as certain as it gets for me.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Come see the photos I took on my Instagram.

54일: 2016년 3월 3일, 멜버른


‘5년 후 내 삶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은 많은 이들이 인생의 방향과 속도를 검토하기 위해 자주 묻는 질문이다. 나는 이 질문이 싫었다. 아니, 이 질문을 이해하지도 못했다. 도대체 내일 점심에 무얼 먹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5년 뒤의 삶을 어떻게 알라는 건지 말이다.


하지만 이 바보 같은 말은 그냥 넘기더라도 사실 그 ‘5년’이라는 기간은 이해하기에는 내게 너무 긴 기간이었다. 마치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없는 ‘2주’라는 시간이 꼬마 아이에게는 영원한 시간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얼마 전, 한 친구가 내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반대로 생각해보았다. 5년 전 나는 현재의 모습을 어떻게 상상하고 있었는지 말이다.


5년 전, 그러니까 2011년 초는 내게 특히나 힘든 시기였다. 그 해의 1년 전 나는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어찌나 힘들었는지 스스로가 받은 스트레스 정도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나는 고3이었고 학구적인 것으로 유명한 고등학교 중 하나에 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매일같이 다른 친구들보다 30분씩 일찍 학교에 갔고 (그러기 위해 집을 매일같이 6시 반에 나섰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그리고 저녁시간에 나는 쉬는 대신 수학 문제를 풀거나 국사 연도를 외우곤 했다. 하지만 그 해가 끝날 무렵 내게 돌아온 것은 견딜 수 없는 절망과 좌절감이 섞인 분함 뿐이었다.


내가 지원했던 어떠한 대학에서도 나는 합격 통보를 받지 못했다. 나는 이 불공평한 결과에 혼란스러웠고 화가 났다.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그 해에 수능을 본 사람들 중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희망을 잃은 채 나는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았고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내 방에 은둔한 채 나는 나를 아마 완전한 실패로 보는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사실 크지 않은 실수를 했기에, 그리고 그 작은 실수가 내가 원하던 대학에 들어설 수 없게 막았기에, 내게 주어진 선택은 재수를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내가 상상하는 5년 뒤의 모습은 더 비관적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빨리 감기를 해서 오늘로 돌아와 보자. 나는 멜버른에 있는 이 깔끔하고 모던한, 건축적으로 멋진 이 건물에 앉아 창문을 통해 탁자 위에 떨어지는 이 빛을 느끼고 있다. 내가 지금 이 곳에, 아니 이 근처 어디에 앉아있을 거라는 걸 나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근 5년 간 내가 계획하거나 예상치 못한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에 나는 너무 먼 미래를 계획하지 않게 되었다. 내 삶을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현재 내가 서있는 이 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나는 뒤돌아보며 후회하거나 두리번거리면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을 찾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이 둘은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이기도 하면서 희망이 없는 심연이 되어버리기도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해롭기 때문이다. 나는 내 에너지를 그 불필요한 생각들을 덜어내기 위해 낭비하는 대신 그 순간에 무얼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데 사용한다.


하지만 많은 친구들은 사실 삶을 계획하고 예측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부는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기도 한다. 사실 그 부분이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히 내게는 그게 불가능하기도 하며 나는 무언가를 예상했을 때 이에 따르는 실망감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다. 차라리 미래에 올 결과에 무관심 한 채 실망감 대신 놀라움의 감정을 느끼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인생에 주어지는 기회들을 놓쳐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째서인지 일들이 잘 맞아떨어지고 나는 인생에 있어서 올바른 선택을 내리고 있었다. 마치 모든 게 그렇게 되었어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나는 홍콩에서 시작한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에서 인턴십을 했었다. 이 기회는 계획하거나 예상하지 않았지만 어쩌다 그 기회의 문 앞에 서게 되었고, 나는 이 문을 두드렸으며 문이 열렸을 뿐이다. 멜버른에 교환학생을 오기로 정말 막판에 정했지만 와보니 내가 선택한 이 도시와 시기, 그리고 많은 조건이 더없이 완벽했다.


물론 이는 내 삶이 항상 장밋빛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많은 실패를 경험해왔다. 사실 내가 홍콩에 가게 된 계기도 수많은 견디기 괴로운 실패들의 영향이었으며 크고 작은 실패들이 내게 예상치 못한 기회의 문들로 나를 인도했으며 나는 그 문들을 두드렸고, 몇 개는 내게 문 너머를 보여주었을 뿐이다.


그게 바로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묘미이다. 이는 인생을 보다 신나게 할 뿐 아니라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왜냐하면 아직 오지 않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5년 후 내 삶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내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인생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그 사이에 선택할 길들에 만족했을 것이며 내가 그 시점에서 살고 있는 삶을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내가 확실하게 아는 점이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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