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equilibrium in Life
I’ve learned to deal with unexpectedly unfortunate events and occurrences in life with a half-hearted laugh.
나는 예상치 못한 불운한 사건과 일들을 허탈한 조소로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한국어는 아래에]
Day 84: 2 April 2016, Melbourne
My headphone broke today. It was already one of the more damaged belongings of mine, and considering my propensity for clumsiness, it wasn’t surprising that it ended up broken. What was more unexpected was the way it got one of its heads stuck, then chopped up in a bike wheel when I just left the house this afternoon. Just like how I’ve been falling off a bike in a complete vacuum without the influence of other cyclists, drivers or even pedestrians, I somehow severed a crucial part of my headphones with no particular disturbance.
I find it funny. Maybe because of the way things get broken in my life — how nonsensical, out-of-sudden, ridiculous it is. And I actually laugh at myself during such situations. Earlier when the headphone broke, I continued listening to music after I took the decapitated head off the wheel and resumed pedaling. With one end sadly dangling from the other, which still played the song somewhat miraculously, I couldn’t really believe what has just happened. So I laughed.
I’ve learned to deal with unexpectedly unfortunate events and occurrences in life with a half-hearted laugh. I think it helps, mindlessly laughing at the absurdity of the situation. You know, like falling off a bike in the middle of a wide open road on a bright daylight without any ostensible obstacles, where everything else around me continues to go on as smoothly as it did before I fell, then later discovering a series of sharp cuts on my wrist that resembles the marks of an attempted suicide. How ludicrous.
Later today, walking to the train station I plugged in a headphone to listen to a song. A lonely, one-headed headphone, however, has decided to follow the unfortunate and unwanted path that its other half has taken. So standing on the platform waiting for the train, I was forced to listen to two girls chatting about their recent romantic shenanigans that I found not even mildly interesting. Holding a sloppy headphone that no longer was able to deliver its purpose of existence for my pleasure, I had to laugh at myself…at how little I actually cared.
Then, I thought about how unbalanced and disequilibrated my life is: like skipping breakfast and lunch because I was fasting initially, then I got caught up with a hectic schedule, only to realize that I’ve been fasting for the past 20 hours after having munched on a couple of frozen banana chunks in the middle of the night because I got bored while writing (for my unintended habit, my housemate calls me the most unhealthy-healthy person she knows). Or more like how much time and energy I’ve dedicated to a friend who seemed to care more about a lover who eventually broke his heart. What have I put myself into?
I often find myself in a deep hole without a ladder to climb up, or a rope to pull me up. Today I realized how I put myself into such a situation voluntarily by digging up a hole and crawling into one. I noticed the disequlibrium in my life.
But I don’t think I’m sad about this. It’s just a moment of revelation that’s advising me to wake up and do something, or else I’ll keep falling inside an abyss that my mind has constructed. And a lonely, unevenly-functioning headphone has signaled me of my state of imbalance, and warned the danger of demise that I might reach inadvertently, like my headphone did.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84일: 2016년 4월 2일, 멜버른
오늘 이어폰을 망가뜨렸다. 이미 많이 망가진 상태이기도 했고 평소 나의 부주의함을 고려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서자마자 이어폰 한쪽이 자전거 바퀴에 끼여서 잘려나갔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치 주변과 상관없이 혼자서 자전거에서 넘어졌던 것처럼 나는 딱히 특별한 방해물 없이 이어폰의 중요한 부분이 잘리도록 만들었다.
이 상황이 웃기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 삶에서 망가지는 것들은 대체로 어이없이, 갑자기 그리고 말도 안 되게 망가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있을 때 나는 스스로를 보며 허탈하게 웃곤 한다. 오늘 이어폰이 망가지고 나서 나는 바퀴에서 이어폰이 잘린 부분을 떼어내고 자전거에 다시 올라서 페달을 밟으며 계속해서 음악을 들었다. 잘려나간 한쪽이 다른 쪽에 슬프게 매달려 나는 방금 일어난 일을 믿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피식, 웃었다.
나는 예상치 못한 불운한 사건과 일들을 허탈한 조소로 대응하는 법을 배웠다. 대낮에 대로에서 아무런 장애물 없이 혼자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것과 같은 상황, 동시에 주변의 것들은 내가 넘어지기 전후가 다르지 않게 그대로 흘러가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도착해서는 손목에 마치 칼로 그은듯한 상처가 난 것을 발견하는 것 말이다. 웃기지 않은가.
그리고 나중에 기차역에 걸어가면서 노래를 듣기 위해 이어폰을 귀에 꼽았는데 한쪽만 남은 이 이어폰이 다른 쪽이 원치 않게 간 불운한 길을 따라가 버렸다. 플랫폼에 서서 기차를 기다리며 나는 뒤에 앉아 있는 두 여자가 최근 갔던 데이트에 관한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더 이상 존재의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망가진 이어폰을 들고 나는 스스로를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그 상황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기에.
그러다가 내 삶이 얼마나 불균형한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단식을 한다고 아침을 건너뛴 후 바쁜 스케줄에 점심 먹는 것을 잊어서 늦은 밤 글을 쓰다 출출해져 얼린 바나나 몇 조각 먹은 후 지난 20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 말이다 (같이 사는 친구는 내가 본인이 아는 가장 건강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라고 한다). 혹은 친한 친구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잔뜩 들여 신경을 쓰는 동안 친구는 연인에게만 관심을 두었던, 그런데 결국 친구는 큰 상처를 받으며 이별을 했던 그런 상황 같은 것 말이다. 도대체 스스로를 어떤 상황에 처하게 한 것일까?
가끔 나는 깊은 구덩이에 올라갈 사다리나 끌어 올려줄 밧줄 없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한다. 오늘 나는 자발적으로 내가 구덩이를 파서 만들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내 삶이 불균형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다지 슬프지는 않다. 그냥 이 깨달음이 내게 정신 차리고 무언가를 하라고 권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내 마음이 스스로 만들어낸 이 심연에 빠져들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외롭게 한쪽만 작동하던 이 이어폰이 내 불안정한 상태를 알려주고는 이 상태로 지속하다가는 내 이어폰이 망가진 것처럼 갑작스럽고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해준 것이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