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꿈이.... 아니었다.
왜, 이게 꿈이 아니지?
방금 전까지 나를 꼭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었던 그가 갑자기 일어나하는 말이었다.
사실 이 말만 한 게 아니었다. 이 말 앞에 무슨 말을 더 했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건, 내가 들은 건 “... 헤어지자” 는 말 뿐이었다.
자그마치 새벽 2시, 완벽히 해가 저문 때였다.
오늘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날이었다. 아니 늘 그랬다. 여느 때처럼 우리는 열심히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우리는 차가 아닌 튼튼한 두 다리로 버스정류장 10개 정도의 거리를 걸었고 그렇게 지쳐 집으로 들어와 잠드는 게 우리의 마무리였다. 오늘도 어제도 늘 똑같이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가 깨웠고, 지금이 되었다.
‘헤어지자고 왜?’
내가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장난이지?
하지만 그는 진지하게 미안하다며 나갈 준비를 하라고 했다.
‘이 시간에 짐 챙겨서 나가라고?’
“안 해... 못 헤어져 “
반틈도 뜨지 못한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눈앞을 가렸고, 안 그래도 잠긴 목은 울렁임이 턱끝까지 차올라 겨우 토해내듯 뱉은 한마디였다.
이 깜깜한 새벽, 갑자기 깨우더니 헤어지자 하고, 나가라는 그 앞에 싫다고 가만히 버티고 있는 나와 달리 나를 대신해 집 청소하듯 내 짐을 하나둘 챙기기 시작하는 그였다. 그의 신속한 행동에 순식간에 그의 집이 되었고
“... 가자”
추운 겨울, 싸매지 않으면 금방 얼어버릴 것 같은 매서운 공기에 급하게 챙긴 롱패딩 하나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맨발의 나였다.
그는 친히 내 짐을 들어주며 마중을 나왔고
“택시 불러”
날씨만큼이나 차가웠다.
나는 손과 발이 금방 얼어 벌벌 떨고 있음에도 굳건하게 기다리고 있는 그. 하필 충전도 못해 곧 꺼질 것 같은 폰으로 겨우 택시를 불렀고, 택시가 오자마자 휙 들어가 버린 그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