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애, 이동희 《집에 가고 싶다》 출간파티 다녀와서

타인의 속도가 아닌, 나의 호흡으로 돌아가는 길

by 정나영


살면서 수많은 인연을 맺지만, 보기보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 일할 때와는 달리 사적으로는 내가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민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단 몇 분의 만남만으로 오랜 인연이 될 것 같다는 직감, 그런 순간은 삶에서 손에 꼽는다.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이 이끌린 분이 세 분 있다. 세계지식포럼의 인시아드 단기 MBA 프로그램에서 만난 변호사 언니, 사회 초년생 시절 무역협회에서 International Strategy 과정을 강의해주신 글로벌 기업 여성 대표님, 그리고 바로 이 책의 공저자인 이동희 PD님이다.


대화가 잘 통하는 '결이 맞는 사람'임을 나는 단박에 알아챘고, 가끔 식사를 나누며 삶의 밀도를 확인하는 사이가 되었다. 저자는 책에서 강력한 공동체 의식과 지원 시스템이 있는 사람이 장수한다고 했다. 나 역시 맑고 밝은 사람들과 밝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는데, 이 분이 바로 그런 인연이다.


이 분과 쌍둥이 자매인 이동애 기자님이 함께 펴낸 에세이 《집에 가고 싶다》.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 30대 초반의 내가 떠올랐다. 밤새 야근하며 석사 논문까지 마무리 지어야 하던 시절, 새벽 2시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집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리던 그때. 번아웃이라는 단어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던 날들. 이 책의 제목은 그 시절의 나를 툭 건드렸다.


신기하게도 내가 사랑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크리스토퍼 놀란, 그리고 슈테판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사랑하는 저자들의 취향이 책 곳곳에 스며 있다.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오랜 벗과 나누는 깊은 대화처럼 담백하고 진솔하다.


책을 덮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 호흡으로 살고 있는가?"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장거리 달리기 선수다. 꽃길만 걸을 수는 없다. 자갈밭에서도 굴러봐야 하고, 피할 수 없는 일일수록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숨 고르기'다. 갈까 말까 고민하며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단, 나만의 동선을 만들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들은 말한다. 명품이 된다는 건 비싼 값을 치르는 게 아니라 '독보적인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는 것이라고.


인상 깊었던 구절은 '자아의 일치'에 관한 부분이다.


실제의 나
내가 생각하는 나
타인이 생각하는 나


성공한 이들은 대개 이 세 가지 자아상이 일치한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겸손'의 정의일 것이다. 자신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딱 적당한 크기로 파악하고 세상과 조우하는 태도다.


현대는 시끄럽다. 모두가 어딘가로 뛰어가라고 등을 떠민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멈춰 서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라고 권한다.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집,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불현듯 의문이 드는 밤, 번아웃의 터널을 먼저 지나온 누군가의 따뜻한 조언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타인의 시선에 지쳐 '진짜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이 책은 차마 꺼내지 못한 속마음을 대신 건네는 고백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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