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首苦待가感動으로

88서울올림픽 그래픽디자인 복원프로젝트 결과물을 손에 들고

by James Oh

요즘 1인창작자나 소규모 그룹, 팀, 작은 회사들의 작업물 등 소소한 뱃지류 부터 독립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후원할 수 있는 텀블벅이나 와디즈 같은 펀딩 사이트를 눈여겨 보고 있었다.


그 중 눈에 띄는 프로젝트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텀블벅에서 펀딩을 시작한 [88올림픽] GRAPHIC STANDARDS MANUAL 후원 모집글이 바로 그것!




텀블벅에 올라온 프로젝트




Fax. community라는 두명의 창작자가 펀딩을 올렸고 영상과 프로젝트 취지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

한국의 디자인 1세대 작품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88서울올림픽 그래픽디자인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작업.

어렸을때 TV에서 봤던 서울올림픽의 수많은 그래픽 디자인들,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호돌이의 천진난만한 동작, 이런 디자인 자료들이 하나로 정리되어 있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사료관리의 중요성은 디자인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했다.




네이버 검색(아래 가운데 뭐지... 새눈 삽니다 ㅜㅠ) -호돌이-



이런 그래픽 디자인들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니...


누구나 가질 수 없었던 유니크한 디자인북. 이제 새롭게 만들어져 개인소장이 가능하다는 것에 매료되었고 한국에서 만들어진 마스코트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가장 친근하게 각인된 호돌이의 작도법이 정말 궁금했다.



[새로 벡터작업 화] 올림픽 휘장 및 마스코트 편람 작도법 및 디자인







기다림


앞뒤 생각 없이 후원을 마친 나는 뒤늦게 깨닳았다. 와이프와 상의하지 않았다는걸...(결제내역 보면 혼나겠지..헿헿...하지만 대인배니까 이해해 줄꺼야! 우린 미술전공이자나?.. - _-)


일정보다 늦어진다는 메일과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더 기다려 지는건...


예정된 일정보다 약 15일 늦은 2017년 11월 17일.

로비에 맞기고 간 택배를 찾아서 열어보았다.


sticker sticker




예쁘게 붙어있는 창작자 그룹 로고 굳!
밀봉 테이브 조차 멋지다.
알찬 구성.. 기대기대
전체 구성






완전 감동!

저 큼지막한 매뉴얼북은 정말이지 노력이 듬뿍 담겨져 있는게 느껴진다.



하나 하나 한글자 놓치지 않고 읽고 보고


호돌이!!!



아..진짜 호돌이 좋다.



어?

그러다 후원자에게 남긴 편지 같은걸 뜯어보니..

앞으로의 연작 예정이었던 프로젝트들을 중단 한다는 것과 그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 그리고 감사의 메세지.


중단의 이유가 정말 가슴아프다.


SNS상에서 디자인실무자들 (창작자에겐 업계선배들이겠죠..)이 프로젝트의 저의가 불손하다는 것 부터 시작해 갑론을박 했던 모양이다. 사회초년생으로 힘들게 힘들게 앞으로 가고 있었다면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동력을 상실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편으로 안타까웠고 미안하기도 했다. 선배라는 이름으로 해준건 1도 없는 것들이 후배들 기나 꺽고 말이지... 정말 창피한 노릇...


어찌 되었건 이 프로젝트가 저들의 마지막 작품이 아니길 바라면서 기존 디자이너 보다 훌륭한 디자이너로 성장하길 바란다. 아니 꼭 그렇게 될 것 같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아무도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은 일을 자진해서 계획하고 해외 디자이너, 올림픽위원회, 서울올림픽위원회, 문화부에 연락하고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해서 헤쳐나간 그 정신력과 추진력이라면 못할게 뭐가 있을까.



오늘, 뭔가 기분이 급상승했다가 급다운 되는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다.

그래도 훌륭한 디자이너의 재목들이 뒤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하다.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나도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