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Tech team AIR4U
스타트업은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된다.
특정 서비스의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는가 부터 특정산업에 있어 파괴적 혁신을 이루고 있는지까지. 그 사이에 위치하는 무수히 많은 이슈들을 포커싱한 신생 기업들을 포함해 우리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지금 속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경쾌한 퇴사! 를 꿈꾼 적 있을 것이다.
또한 다니던 직장을 떠나 스타트업 창업을 생각해 본적도 있을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십수년간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아왔지만 단순 퇴사를 위한 퇴사보다는 창업의 길로, 어떤 아이템이 되었든 가능성이 보이면 창업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기회는 어느 겨울 나에게도 찾아왔고 합류하기로 결정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일정 지분을 취득하고 서브프로젝트 형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퇴근 후에 모임공간에서 모여 사업성에 대한 검증을 끊임없이 하였다.
우리는 제주도만을 전문으로 하는 트래블테크(TRAVEL TECH.) 기업을 표방했으며 우수한 능력의 두 개발자도 이시기에 추천받아 만나게 되었다. 제주도 현지의 호텔과 렌터카로부터 좋은 조건에 제휴를 맺을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우리의 사업화 속도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 때부터 우리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성격으로는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다는 것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첫번째 시기가 온 것이다.
나는 외벌이이다. 7살 아들의 아빠이며 남편으로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다. 재직중인 회사를 그만 둔다는 것이 더 큰 회사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담보되지 않은 창업의 길이라면 리스크가 너무나 컸다.
많은 고민을 하고 와이프와도 많은 의논을 했다.
결론은 언제까지나 직장인으로 살기 보다는 언젠가는 창업을 하든 가게를 하든 독립을 해야하는 시점이 분명히 올텐데. 매도 일찍 맞고 경험도 빨리 해보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3인은 출사를 했다.
Design process - Double diamond
사업성에 대한 검증, 코파운더 간의 치열한 토론과 방향성 수립을 하고 나서야 본격적인 설계를 시작했다.
어떤 문제를 1순위로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출지, 우리의 핵심고객은 누구인지,
서비스의 설계와 검증, 재설계와 재검증의 과정을 수차례 반복 한 후에야 개발에 들어갔고 우리와 제휴를 맺은 현지 업체들과의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갔다.
스케치와 프로토파이를 사용해 목업을 만들고 그 목업을 토대로
개발자들과 놀라운 케미로 우리는 그어려운 것들을 만들어낸다.
적은 인원, 적은 자금이었지만 진심이 담긴 열정으로 모인 우리는 계속해서 어려운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왔다.
아직은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은 앱을 런칭 하고 투자를 받기 위한 자료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서비스를 최소 3개월 정도 운영하면서 앱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할 예정이었고
본격적으로 투자자를 설득할 그럴싸한 계획을 짯다. 2월...코로나에 쳐맞기 전까지는...
사업을 끌고 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결정 사항에 직면했다. 그 중 가장 실패한 결정은 서비스의 개발방식으로 네이티브 개발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개발 방식을 정할때 다음과 같은 사항을 대전제로 삼았다.
앱의 구동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스켈레톤ui로 대체 가능한 심리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해킹으로부터 안전성이 높아야 한다. (결제기능과 항공/호텔/렌터카의 API와 개인정보가 있으므로)
서비스가 플랫폼의 성격을 갖고 있고 결제부터 여러 기업의 API를 연동해야 하는 이슈가 있기에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네이티브로 가야 다양한 관점에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위 문제는 해결이 될 수 있었으나 정작 다른 곳에서 큰문제가 발생한다.
개발 일정의 딜레이
개발 비용의 상승
개발 환경에 종속적
이 것은 분명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금에라도 체질개선을 해야 하는 지점으로 보고 추가 개발에 대한 결정을 진행했다.
중간에 코파운더가 한명 더 합류 했었다. 아니, 코파운더 이길 희망했던 멤버라고 해야 할까.
창업 멤버 3인은 각자가 맡은 롤과 역량이 명확하게 나누어 진다. 그리고 그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왔던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서로가 인정하고 서로가 믿었으며 서로를 의지했다.
중간 합류 멤버는 A가 데려왔으나 B의 업무 내에 속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아직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 동일 직군에서 역량을 키운게 아니어서 전문가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로 코파운더로 생각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소소한 이슈때마다 그 선을 넘는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사업적으로 쓸만하던 쓸만하지 않던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던지 따위의 것이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존재의 가치가 올라갔을텐데. 그런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일신상의 위치와 대접을 받고 싶어하는 모습들에서 뭔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 일도 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같이 밥먹고 같은 공간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본인의 역할이 창업멤버와 준한다고 판단했던걸까? 나는 나혼자만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처음엔 애써 무시하려고 했고 그렇게 의구심을 가진 채로 몇개월이 지난 후에야 일은 터졌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다.
지분을 원했고 그 양이 코파운더 3인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니. 더는 미루면 안될 것 같아 이야기를 해봐야 겠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 분을 내보내고 다시 재정비를 하는데까지 들어간 많은 시간과 그로인해 촉발된 서로의 내상(內傷)까지.
차라리 처음 이상함을 느꼈을때 강하게 이야기를 했어야 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 되었고 앞으로는 사람을 보는데 더 신중하지만 더 과감한 결단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삶을 살다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자연재해만큼은 누구도 예상을 못하는 것으로 그 피해의 규모와 범위는 때에 따라 다르다.
이번 코로나로 불리는 COVID19 사태는. 정말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천재지변 그 이상의 사건으로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여행관광업에 치유할수없는 직격탄이 되었는데.
1월20일 이후 110개 여행사가 폐업을 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그 영향은 엄청나다.
트래블테크 팀으로 도전한 OTA(Online Travel Agency) 서비스인 우리 또한 예외는 아니다.
현재 1월 말 2월초에 앱서비스를 오픈한 후 제대로된 마케팅을 전개할 수조차 없었으며 후속 대응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유한 자금은 이미 매말라 비틀어졌고 버티기 힘든 수준으로 내몰렸다.
2월 중순 이후 쏟아진 정부 대책들에 희망을 안고 문의와 상담을 하고 있으나.
현실은 정부의 대책과 다르게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고 있다.
우리는 1년도 채 안된 신생기업이다. 법인설립후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자본금을 쏟아 부었고 서비스를 시작과 동시에 COVID19의 최대 피해자가 되었지만 추가지원자금은 기관들 각자의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무미건조한 말들로 신생여행기술기업에 대한 추가자금을 한푼도 내어주지 않고 있다.
이대로 우리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문제로 말라죽을 위기에 처했다.
사업을 시작하며 언제나 그렇듯 오해도 많이 사기도 했다. 상업적 냄새가 강하다는 사회공헌 단체의 말에 가슴도 아팠다.(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창출이고 수익을 낼수있었던 것에 대한 사회환원의 개념으로 사회적책임을 누구보다 일찍 시작하고 싶었을 뿐인데.)하지만 이런 감정소모는 순간일 뿐이었고 사업을 더 냉철하게 직시하고 앞으로 가야했다.
IR자료를 만들면서, 처음 우리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고 사업화할 때부터, 디테일하게 계획된 5년간의 미션은 펼쳐보지도 못하고 중국 우한에서 촉발된 코로나에 의해서 완벽하게 해체되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두가지 결정의 패착은 교훈으로 삼을 수 있으나 코로나는 어떤 교훈을 우리에게 주는 걸까…
두달간의 심적 고문은 언제까지 이어져야 할까…
앞으로 우리가 내려야할 결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심히 괴로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