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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간의 진짜 경쟁력을 말하다

지식의 홍수 속에서 실천과 판단의 힘을 키우는 법

by 토마스정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의 발전은 놀랄 만큼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일반인들도 ChatGPT, Claude, Gemini 등 인공지능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사용하며 방대한 정보를 단번에 찾아내고, 요약하고, 심지어 초안까지 매우 쉽게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이전에 전문가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작가의 능력, 프로그래머의 기술, 전략가적 사고방식마저 순간적으로 흉내 낼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러나 바로 여기에 중요한 전환점이 있습니다. 이제 정보에 접근하는 능력 자체만으로는 차별화를 만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누구나 비슷한 지식수준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심지어 남들과 차이를 만들어내는 본질적인 요소란 무엇일까요?



AI 시대의 본질: "정보 초과공급 시대"의 실질적 병목

현재 AI가 만들어낸 상황을 '정보의 초과공급(over-supply)'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정보 자체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으며, 그 결과 정보 습득과 처리의 효율성만으로는 더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진정한 병목 지점은 더 높은 층위에서 발생합니다. 바로 정보의 사용 시점, 목적과 이유를 결정하는 판단력, 즉 정보의 전략적 활용이며, 특정 콘텍스트(context,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 안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감각입니다. 또한 결정된 사항들을 실제 실천 단계에서 엮어내고, 진행하며, 지속적으로 동기를 유지하고 조율하는 실행력과 추진력이 핵심입니다.

이처럼 인간만이 독보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판단력과 방향성 설정 능력 (언제, 왜, 무엇을 위해 정보를 활용할 것인가?)

상황과 맥락 속 중요성 판단 (무엇이 핵심인지 가려내는 직관력)

실제 실행·유지·조율·지구력의 힘 (실천의 근력과 습관)

결국 정보 자체가 아닌, 정보를 통한 '실천의 근력'이 AI 시대 인간 경쟁력의 진정한 본질입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 리소스의 세 가지 층위

핵심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소스를 세 가지 층위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층위 1] "정보 접근력(Information Access)": 기본 역량으로의 전환

인공지능 언어 모델 (LLM: ChatGPT 등), 전문 검색툴 (Perplexity), 논문 접근 방식 (arXiv, 논문 요약툴), 브라우저 확장형 리서치 자동화 등이 대표 예시입니다.

이 층위는 이미 모두에게 개방되었고, 곧 '기본 리터러시(baseline literacy)' 수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차별화를 가져오는 강력한 요소가 아니게 됩니다.

따라서 정보 접근만으론 인간의 지적 능력을 높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로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합니다.


[층위 2] "실행 인프라(Execution Infrastructure)": 생산성 격차의 시작점

두 번째로 중요한 층위는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자동화 인프라와 업무 구조화 기술의 도입입니다.

자동화 툴(n8n, Make, Zapier 등)을 활용해 일상 업무를 효율화하고 반복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지식 및 정보 연결 시스템 구축 (Notion, Obsidian)을 통해 기존의 업무 처리를 구조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API 사용과 관련 도구의 연결 및 활용 능력은 혼자서도 여러 사람의 일을 처리하는 높은 생산성의 문을 열어줍니다.

도구 활용을 넘어 '업무 흐름(workflow)' 자체를 효율적으로 바꾸고 재구성하는 사고력과 시스템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부터는 도구를 사용하는 능력보다, 도구와 현실을 연결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시각화하는 구조화 능력이 중요합니다.


[층위 3] "메타 인지 시스템(Meta-cognition & Intentionality)": 인간의 독보적 본질

마지막 층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근본적인 경쟁력을 만들어주는 영역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우리 내면의 메타 시스템 (meta system)입니다.

정보와 통찰이 내면에서 어떻게 순환하고 흐르고 있는지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추적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입니다. "나는 왜, 무엇을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자각, 즉 목적성과 의도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아는 능력, 즉 자기 자신에게 적확한 질문을 던지는 메타인지 능력을 포함합니다.

이 영역은 어떤 AI 도구로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으며 온전히 자기 내면에서 형성해야 하는 핵심적 능력입니다.



잠깐만! AI를 활용하기 위한 경제력 본질? 리소스가 아닌 중력장으로서의 의미

물론 경제적 자본(자금력)은 이러한 리소스를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 최신 모델의 LLM과 다양한 서비스들을 이용하려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출발점일 뿐, 본질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와 자동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배우고 익혀갈 수 있게 만드는 심리적·물리적 환경과 이를 유지하는 지속가능성입니다. 즉 경제력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유지할 수 있는 리듬(rhythm)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길러야 할 세 가지 핵심 습관

AI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세 가지 핵심 습관을 제안합니다.


첫째, 주기적 도구 실험 습관(Automation Experimentation)

매달 하나 이상의 자동화 도구를 새로운 업무에 적용하여 실제 업무 효율을 높이는 작은 실험을 해보세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행력과 자동화 역량이 강화될 것입니다.

저는 1년 전부터 AI Tool들을 학습하고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사용할지 모를 때는 ChatGPT에 질문하고, 다양한 블로그 글들을 Perplexity로 찾아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오픈소스를 중심으로 여러 프로그램들을 서버나 개인 로컬 PC에 설치해 테스트해보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습니다.

둘째, 자기 생각의 흐름을 저장하고 연결하는 메타 공간(Meta Knowledge Base)

단순히 도구를 쓰는 것을 넘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을지, 어떤 정보를 서로 연결할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기만의 지식 저장소를 만들어가는 습관을 갖추어야 합니다.

저는 Notion과 Obsidian을 사용해 지금까지 배우고 활용하는 모든 내용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Set-up 하는 법, 우분투(Ubuntu) 활용하는 법 등 전문적인 영역도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억을 저장하고 연결하다 보니 저만의 지식체계를 구축하게 되었고 적극적으로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셋째, 정교한 질문력을 키우는 메타인지(Meta-cognitive Questioning)

AI에게 무엇을 물을지, 궁극적으로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어떤 것인지 부단히 질문을 던지고 재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AI에게 질문을 평가해 달라는 것입니다. AI에게 방금 한 질문을 평가해 달라고 하고 장점과 보완점을 추천받습니다. 저만의 꿀팁이라면 다음과 같은 마법의 문장이 있습니다. "Rephrase and expand the question." 질문한 문장을 구조적으로 개선해 주고 AI가 더 좋은 품질의 응답을 할 수 있게 디테일하게 질문을 수정해 줍니다



마치며: AI 시대, 경쟁력의 중심은 결국 ‘사람’입니다.

결국 정보 처리 효율성만으로 인간의 경쟁력이 결정되지 않는 시대에 진입한 지금, 우리는 본질적 영역인 판단력과 메타인지, 자기 관리와 지속 가능성을 더욱 중요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의 최종 결정자는 결국, 도구를 다루는 '사람', 즉 우리의 깊고 견고한 내면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지식의 홍수에서 살아남고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본질적 능력을 키워 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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