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정신병자 칸예를 좋아해

by 이구오

한국인들은 정신병자 칸예를 좋아해



칸예 웨스트 Kanye West (이하 예 ye)가 대중 예술, 특히 힙합 장르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도전한 아티스트다. 평가는 뒤섞인 듯 하지만, [ye]은 개인적으로 아직도 종종 듣고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현재 사회의 암덩어리이자 정신병자다. 음악을 잘 하는 아티스트였다고 해서 그 사실이 변하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그는 노예제, 백인주의 지지, 성폭행범 퍼프 대디 지지, 나치 지지 및 히틀러 찬양 등, 정치 이념을 떠나 도무지 정상적이라고 보이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다. 광고계에서 줄줄이 퇴출 당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SNS에 충격적인 발언을 해도 관심을 못 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음악만 잘하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의 최근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Donda], [Donda 2], [VULTURES 1], [VULTURES 2] 등 상업적으로도, 비평적으로도 처참히 망한 앨범 뿐이다. 매년 노미네이션이든 수상이든 두둑히 챙겨가던 그래미에서도 올해 랩 부문 후보 지명 하나에 그쳤고, 그마저도 켄드릭 라마 Kendrick Larmar의 압승으로 뺏겼다. 패션 아이콘이었던 위상도 저물고, 독자 브랜드였던 YEEZY도 사이트 자체가 폭파당했다. 어느 정도냐면 일론 머스크, 드레이크 같은 호불호 갈리는 유명인들이 등장하는 밈이나 농담에도 언급이 안된다. 사실상 예는 완전히 ‘Cancel’ 상태다. 그래서 작년, 상대적으로 논란에 덜 민감한 아시아 국가까지 돌며 리스닝 파티를 진행했던 것이다.



예는 미국 내 팬덤도 갈라지게 할 만큼 각종 기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오랜 기간 단일 민족이었던 한국에서 ‘노예제’, ‘나치’ 등의 문제는 그렇게 큰 관심 거리가 아니다. 그러니 예의 악동스러운 이미지만 남아서 국내 인셀들을 리스닝 파티에 총집합시켰다. 그 안에는 외힙 들으면 힙스터처럼 보인다고 착각하는 부류,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탑스타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부류까지 다양하다. 그들은 음악도, 패션도, 위상도, 인성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예의 빈 껍데기 이미지를 구매한 것이다. 그리고 그 열기는 첫 단독 내한 콘서트 개최로 이어졌다. 이 와중에 그는 지난 8일 ‘Heil Hitler’라는 히틀러 헌정곡을 발매했다. 그 결과 아시다시피, 다음 주 예정되어 있던 콘서트는 10일 정도 남은 시점에 취소됐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데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자유다. 자유를 억압할 수는 없다. 다만 아티스트를 정말 좋아한다면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존중해야 한다. 치료가 시급한 병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무지성 찬양하는 것은 존중과 거리가 멀다. 단지 그의 음악을 듣는 척 하는 게 쿨해 보인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진정으로 그를 지지했는가? 그랬다면 이 모든 논란을 모른 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히틀러를 찬양하는 음악이 인천에 울려 퍼질 가능성이 농후한데 콘서트를 강행한다면, 그건 주최 측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가 이렇게 대응해오고 있었다. 콘서트 취소를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있는 것을 보니, 여전히 그와 그의 만행의 심각성에 대해 무지한 한국인이 많은 것 같다.



빌리 아일리시 Billie Eilish가 13살 때 어떤 노래를 따라 부르는 영상을 올렸는데, 가사의 ‘chink’라는 동양인 차별 표현이 있어 논란이 있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고 해명하며 사과했지만, 아직도 빌리 아일리시에 대한 게시물에서 이 논란에 대해 언급하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본다. 하지만 그 노래,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Tyler, The Creator의 ‘Fish’다. 정작 그 가사를 쓴 타일러는 욕을 먹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 국내 인셀들은 남성 (혹은 힙합) 아티스트의 논란은 오히려 그들의 매력 포인트로 삼고, 여성 팝 아티스트들에게 온갖 도덕적 잣대를 들이민다. 하지만 누가 더 잘 나가고 있는지 본다면 이건 명확하다. 무지한 지지는 어차피 자폭만 될 뿐이다. 당연하지만 반대 성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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