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계략은 꼼꼼히

by 이구오

영화 <브링 허 백> 리뷰

*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필리푸 형제의 전작 <톡 투 미>는 북미에서 기록적인 흥행을 이뤄냈다. 이미 속편 제작도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렸으나, 그들의 차기작은 오리지널 작품으로 공개됐다. 호러는 그 장르 자체로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 않는다. 다만 감상 전부터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서스펜스 형성이 보다 쉽다고 생각한다. <톡 투 미>는 그런 요소도 잘 활용함과 동시에, 세련된 비주얼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영화였다. 말하자면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한 영화랄까? 따라서 차기작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가 컸다. 국내에서는 CGV 단독 개봉한 필리푸 형제의 <브링 허 백>을 관람했다.


<브링 허 백>은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동화의 현대적인 재해석이다. 그러나 동화보다 허술하고, 현실보다 비이성적이다. 엄마 역의 ‘로라’는 오랜 기간 아동복지사였지만, 자신의 아이를 잃자 순식간에 사이코패스가 되어 아이를 되살리는 주술을 감행한다. 아무리 단장지애 (斷腸之哀)라지만 너무 극단적이다. 그러나 다른 아이를 납치까지 한 그녀는 왠지 주술에 대해 숙지가 완벽히 안 되어 있는 듯 하다. 무슨 일이 터진 후 벼락치기 하듯 공부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보여진다. 그랬던 인물이 “엄마!”라는 한 대사만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이어진다. 영화의 핵심인 ‘주술’의 출처나 방식이 영화 내에서 설명되지도 않는다. 관객은 이 비상식적인 상황에 대해 추측만 할 뿐 답을 얻을 순 없다.



제작사는 제작사일 뿐… 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전형적인 A24 스타일의 호러 영화였다. 이전의 몇 작품은 신선했지만 이제는 뻔하다. 실제로 참고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 설정에 있어 아리 애스터 감독의 <유전>과 상당수 비슷한 부분도 있었다.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는 <미드소마>와, 외딴 집에 갇혀 벗어나고자 한다는 플롯은 <헤레틱>과 비슷했다. 언급한 세 영화보다 갈등을 이끌어가는 구조는 훨씬 억지스럽다. 클리셰를 나름대로 비틀어보려는 시도는 엿보였지만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영화 전체가 커다란 클리셰로 느껴졌다. 차라리 이 영화를 블룸하우스에서 만들었다면 어떤 결과물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가장 흥미가 생겼던 순간은 ‘앤디’의 복지사인 ‘웬디’가 진실을 깨달아버린 씬이었다. 이 순간 사건이 튀어나갈 방향이 수십 개였는데, 그 중에 가장 시시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너무 집착적으로 클리셰를 깬 결과가 아닌지. 차라리 무섭기라도 제대로 무서웠다면 좋았을 텐데. 심야에, 전등도 나간 구식 영화관에서, 홀로 관람했는데도 감흥이 없었다. 대신 손톱 옆 살점 뜯길 때 소름 끼치는 느낌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역 배우의 분장 비주얼은 참 좋았는데, 끔찍하다가도 안쓰러운 마음이 컸다. 예전에는 점프 스케어로 공포(의 유사 감정)을 이끌어내는 게 트렌드였다면, 요즘은 바디 호러를 찍먹하는 게 트렌드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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