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어본 색의 패턴을 정리하다
유튜브에는 퍼스널컬러 고수들이 많다.
컨설팅을 하기도 한다. 가격도 만만치 않고, 실력좋은 분들은 예약이 몇 달씩 밀려 있다.
나는 인터넷에 내 얼굴 사진을 남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퍼스널컬러 진단을 미뤄왔다.
대신, AI를 써보기로 했다.
사진을 보내는 대신, 내가 직접 입어보고 기록한 색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결론부터 말하면 꽤 정확했다.
이 방법의 핵심은 단순하다.
이것저것 많이 입어본다.
“그냥 초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최대한 구체적인 색 이름을 찾아서 기록한다.
예를 들어,
❌ 초록색
⭕ 올리브 / 세이지그린 / 틸그린
색 이름은 사람마다 다르게 부를 수 있다. 최대한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이름을 쓰는게 좋다.
그래서 나는 구글 이미지에서 “초록색 종류”를 검색했다.
그리고 내가 입었을 때 괜찮았던 색을 하나씩 체크했다.
https://www.pantone.com/color-finder
조금 더 덕후스럽게정확히 하려면, 팬톤 컬러파인더에서 찾는 방법을 추천한다.
“green”이라고만 검색하면 생각보다 내가 아는 초록이 다 나오지 않는다.
이럴때는 컬러휠을 돌려, 직접 색을 찍는게 훨씬 낫다.
이 과정이 조금 번거롭다.
하지만 이 단계가 정확해야 결과도 정확해진다.
나는 AI(챗gpt를 썼다)에게 딱 세 가지만 정리해서 입력했다.
쌩얼에도 어울리는 색
그럭저럭 소화 가능한 색 (화장이나 스타일링에 따라 어울리기도 하는)
어떻게 해도 안 어울리는 색 (화장이나 스타일링을 아무리 해도 안 받는)
카테고리별로 최소 5개정도는 입력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정도의 데이터가 있어야 분석이 가능하니까.
예시로 이런 식이다.
✔ 쌩얼에도 어울리는 색
올리브, 에토프, 차가운 베이지, 탁한 파스텔 옐로우, 인디핑크, 탁하고 어두운 스카이블루
✔ 스타일링하면 그래도 괜찮은 색
모스그린, 블랙, 아이보리, 카멜, 딥네이비, 딥와인
✖ 안 어울리는 색
화이트, 형광기 도는 원색, 퍼플, 바이올렛, 로열블루
그리고 물었다.
가장 유력:
가을 뮤트 (Autumn Soft / Warm-neutral low chroma)
왜냐하면,
“생얼에도 어울린다”는 색이 핵심 힌트다.
대부분 채도가 낮고, 탁하고, 따뜻하거나 중성적인 톤이었다.
반대로 쨍하고 차가운 원색은 거의 전멸이었다.
퍼스널컬러에서 중요한 건
“예쁘게 화장했을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안 했을 때 덜 망하는 색”이다.
그리고 이렇게 추가 질문을 한다.
만약 결과가 납득되지 않는다면,
처음에 입력한 “어울리는 색”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색 이름을 더 정확히 다듬어 다시 입력해보자.
사진을 안 보내도 된다
돈이 안 든다
쇼핑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오프라인 퍼스널컬러 검사는 보통 샵에서 진행된다. 환한 조명 아래에서 면이나 폴리 재질의 천을 얼굴에 대보는 방식이다. 전문가가 시행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생활한다. 야외에서는 햇살 아래, 사무실에서는 형광등 아래, 카페에서는 노란 조명 아래에 있다.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입는 옷은 샵에서 사용하는 천과는 다르다. 재질도, 두께도, 광택도 제각각이다. 결국 퍼스널컬러는 “통제된 한 환경에서의 반응”이 아니라 “여러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입어보고, 생활 속에서 관찰하고, 어떤 색이 반복적으로 안정적인지 기록한 데이터는 의외로 꽤 신뢰할 만하지 않을까.
물론 이 방식에는 전제가 있다. 충분히 많이 입어볼 것. 정확히 기록할 것. AI는 판단자가 아니라 패턴을 정리해주는 도구일 뿐이다.
이제 나는 옷을 살 때 캡처해서 묻는다.
"이 색, 내가 잘 입을 확률이 높아?"
AI는 내 데이터 기반으로 답한다.
그 덕분에 충동구매를 꽤 많이 막았다.
돈도 아끼고, 옷장도 덜 복잡해졌다.
이 글의 핵심은 이것이다.
퍼스널컬러는 누군가의 진단으로 완성되는 개념이라기보다,
내가 입어본 기록을 논리적으로 정리해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 본 글은 개인적 관찰 과정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 AI는 진단 도구가 아니며, 정리·검산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 본 내용은 전문 진단이나 공식 분류 기준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 본 글은 일반화된 기준을 제시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