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단오제에서 만난 사별한 와이프
이 나이에, 문득 철들었다.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손위 동서, 어머니, 와이프.
삶의 끝, 죽음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마지막을 준비해야 함을,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토할 듯 쓰고, 영원한 삶을 기다린다.
나의 사랑을 완성하고, 홀로 남은 삶을 끝내야 한다.
아직도 사랑하니까..
강릉 이즈음 단오제 소식,
귀 막고 눈 감아도 알게 된다.
길거리에서, 대화 속에서, 성당에서, 지인분 통해서,
굳이 가볼 생각 않더라도 가게 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고 했던가?
스무 살 단오제.
남대천 다리 건너 남쪽 건너편으로 간다.
그 다리 끝, 눈앞 행사장,
불쑥 나타나는 귀여운 캐릭터 조형물.
강릉 시내 탐색하듯, 이곳저곳 다닐 때 봤던,
'맞아! 벚꽃 명소 찾아왔다가 봤었지'
반가움 아니 설움이다.
그 당시 와이프는,
항암 퇴원 후, 체력 관리를 위하여
서울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시간이 서럽다.
와이프가 보고 싶다.
'세월만 흘렀을 뿐, 그날과 뭐가 다른가!'
'이리 애달음, 슬픔이란 이런 것인가'
저려오는 안타까움, 그리움이다.
"아리마당" 갈수록 점점 또렷해지는 소음 속 리듬감.
북과, 장구 소리.
"덩덩 덕 덩덩, 쨍쨍 챙챙챙, 삐리리리 삐"
장단 소리 점점 커지다가,
순간 "짱" 하고 그치는가 싶으면,
다시 "덩덩 떵떵떵". 소리 따라 발걸음도 흔들린다.
"얼씨구 좋다" 알 수 없는 흔들림,
흔들흔들, 흐느적흐느적,
'이 우울함은 뭐지'
관노가면극, 한창이다.
또 다른 무대, 단오제단.
산신굿이 진행 중이다.
여러 명산의 산신들을 청하고
대관령의 산신을 모시는 굿,
강릉단오제 주신, 산신이다.
"수리마당"에서는 현대식 국악 연주가 한창이다.
"삐이이 삐, 쿵쿵 둥당당 둥"
언젠가부터, 국악 그 간절함이 즐겁다.
나는 안다, 나이 탓만은 아님을..
서글픈 가락이, 굽이굽이 돈다.
나도 덩달아 어찔어찔하다.
"휙휙 쨍쨍" '악기 소리인가? 물 흐름인가'
'소리인가? 눈물인가? 울고 있는 마음인가?'
난, 내가 아닌 듯,
아니 사별한 와이프의 울음소리인 듯,
어찌 이리 애절한가.
'한 오백 년인가 아닌가?'
'레옹 주제가와 남도 민요의 만남'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
"흥부가 좋아, 흥부가 좋아, 흥부가 좋아~"
전통 국악과 현대 음악의 만남.
영신을 접한 듯, 와이프를 만나는 듯,
앉아있건만 어깨가 들썩들썩, 노랫가락 흥겹다.
홀로 남아 살아가야 할 서러움인가?
아니, 사별한 와이프의 따뜻한 숨결인가?
그리운 사랑을 만난, 오늘 강릉 단오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