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삶과 사랑

나쁜 남자 될 결심.

by fantasticbaby

배우자 사별 후 2년 차, 아프지만 보내고자 한다. "나, 사랑 변했다!"라고 말하겠다.


따가운 햇살, 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는 유리창, '얼마만이지' 늘 곁에 있던 찬란한 태양의 눈부심, 새삼 느낀다. 와이프 항암 시작 때부터, 침대에 누운 채 마지막 숨 내실 때까지 4년, 설움의 세월, 물결에 쓸려가 버렸다. 해 뜨고 지던 순간을 뒤로하고, 이제야 외출을 시작한다. 강릉역 도착할 친구들, 시간 맞춰서 다가서다, 흠칫 놀랐다. '아~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인천교구묘원 봉안당 닮은 강릉역이다. 문득, 보고픈 와이프, 강릉역은 혼자 살아갈 나의 서러움이다. 친구들과 함께 보낼 이틀, 잠시나마 그리움 내려놓고 싶다.

(좌측)강릉역, (우측)인천교구묘원

강릉 단오제, 밀양 백중놀이, 죽은 영혼을 위로하는 노래이고, 살아남은 자들의 신명 굿이다. 북과 장구소리 "쿵~ 탁탁 탁탁탁" 이어지는 꽹과리 "쨍쨍 쨍쨍쨍". 나의 영혼은 어느덧 소설 속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간다. 아픔, 설움, 울분 가득하던 순간, 내 마음을 적신다. 백성으로 천대받으며, 나라를 잃고, 고향 마을에서 이국땅으로, 죽어간 쓰러져간 무너져버린 인물들. 그 모든 고통 쓰라림, 눈물 삼키던 억울함. 북과 장구 소리에 쏟아지는 그리움, 나는 무너진다. 단순 반복적인 리듬 같은 삶, 깊어지는 슬픔, 눈물의 강이다. '어찌 이리 한스러운가!' 시간이 지나면 잊히리라는 마지막 남은 희망. 그 마지막조차 빼앗아 가려는 무서운 질투, 온몸으로 막아서며 버텨나가는 시간이다. 세월이 야속타 "쿵~ 짝, 짝짝짝, 쿵~ 짝, 짝짝짝" 점차 높아가는 춤판 농악 소리. 나의 완고한 사랑, 믿음, 헤어날 수 없는 진흙탕 속 몸부림이다. 홀로 남은 서러운 일상 속에서, 바꾸고 버리고 새로이 하는, 처절한 고통 끝, 나의 사랑을 지운다.

강릉단오제 밀양 백중놀이

"싸아아 철썩 쑤우우우" 강릉 사천진 해변, 내가 알던 동해바다이다. 푸르고 깊은 파란색 바다, 울부짖듯 함성 소리, 밀려오더니 쓸려가는 끊임없는 아우성. 아기 같은 잠자는 바다, 청춘 같은 거친 바다, 노여움 가득한 분노의 바다, 원망하는 목소리 외치는 아픈 바다, 오늘 동해 바다를 만난다. 나 자신도, 나 다와져야 한다. 사별의 아픔도, 밀려들다가 곧 사라져 버릴 물거품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이 뛰어노는 아이 같은, 모든 것 가진 듯, 자신감 넘치던 청춘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상 속, 나의 그리움 시간은 짧은 순간이건만, 그때만이라도 나 다와져야 한다. 그렇게 나의 사랑을 떠난다.

강릉 사천진 해변

'없다'라는 것은 나의 기억 속에 있다. '없다'라고 상처받으면, 나에게 남은 행복마저 없어진다. 자유로와 지리라, 사랑을 보낸다. 나는 나쁜 남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