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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vu Apr 05. 2019

변명

수필

독일에 대한 인상적인 글을 본 적이 있다. 2010년 월드컵 기간, 어떤 사람이 집에 대형 국기를 걸었다. 다음 날 국기는 잘려 있었는데 국가와 국기를 증오하는 집단이 저지른 일이었다. 이를 두고 한 사람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독일에는 나치의 망령이 잠들어 있다. 대형 국기를 걸어놓아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은 나치의 망령을 되살리는 일이다. 독일은 이처럼 애국심이 고조된 시기마다 잘못을 저질렀다." 


생각해보면 나도 자신감과 자기애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내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후회할만한 일들을 저질렀다. 과거를 거울삼아 다시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흘러넘칠듯한 지나친 자신감과 자기애는 통제되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이라면 역시 외모를 꾸미지 않는 것이겠지. 다시 고개를 내려 배를 본다.  


급격히 늘어만 가는 뱃살을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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