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않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기록
우리 아파트 정문 앞에, 혹은 놀이터 옆에 "작품"을 보신 적 있나요?
작품인 줄 몰랐다고요?
고철 덩어리인 줄 알았다고요?
왜 거기 있는지 궁금한 적도 없다고요?
당연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그 작품, 법 때문에 거기 있습니다.
<문화예술진흥법> 제9조에 "건축물에 미술작품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규정이 있거든요.
건축 공사비의 1%를 반드시 미술 작품에 써야 한다는 법.
30년도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건 더 모르셨죠?
그 긴 시간 동안,
누가 거기다
들키지도 않고
작품을 설치해 왔을까요?
바로, 저입니다.
공공미술 기획 16년 차.
아무도 보지 않는 작품을 목숨 걸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오피스 빌딩, 쇼핑몰, 지하철역.
당신이 오늘 지나친 작품 중 하나는 제가 기획했을지도 모릅니다.
봤냐고요?
아니, 못 봤을 겁니다.
아무도 안 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