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책 속의 지혜들을 엮어 너에게 줄게

by 세잎

이 글에 나오는 ‘너’는 사랑하는 나의 아이.

엄마가 너에게 전하고 싶은 책 속의 지혜들.



연애 4년 차, 남편과 나는 결혼을 했고, 결혼 2년 차, 우리 부부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왔다.


우리의 우주가 되어준 새 생명은 곰돌이 젤리 같은 손발을 꼬물꼬물 움직여주고, 쿵쾅쿵쾅 힘차게 심장소리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그 작고 작은 우주의 별빛과 같은 아이는 하늘에 잠시 놓고 온 것이 있었는지, 끝내 만나보지 못한 채 하늘로 가버렸다.


처음 겪어본 상실감과 이별의 아픔에 눈물이 마르지 않는 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만간 더 건강한 아이가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갔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2022년 새해 우리 부부에게 정말 선물 같은 새로운 생명이 다시 찾아왔다.

우리에게 찾아온 이 아이와 함께할 열 달의 시간이 불안하고 힘든 시간이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훗날 아이가 즐겁게 세상을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에 “룰루”라는 태명을 지어주었다.


작년에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터라 우리에게 또다시 아이가 생긴다면 몸과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한 상태에서 임신 기간을 보내리라 다짐했다. 그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도록. 그래서 룰루의 심장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휴직계를 내고 온전히 룰루와 나를 돌볼 수 있는 임신 기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갑자기 찾아온 쉼에 며칠은 그저 집에서 뒹굴뒹굴하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지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시간을 보내면서 어쩌면 이렇게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은 이때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선물 같은 이 행복한 임신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선물처럼 찾아온 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혼자 집에 있으면서 가장 좋아했던 시간 중의 하나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책을 읽었던 시간이었다. 임신 전에도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적어놓고는 가끔 교직 생활 중에 학급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게 소소한 취미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소소한 취미들을 떠올리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취미로 우리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을 준비해 볼까.’


조만간 우리를 닮은 아이가 태어나면 이 아이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을 텐데…….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생겼을 때 내가 적어놓았던 책 속의 구절들을 직접 읽으며 글 속에 담긴 더 큰 의미들을 스스로 깨달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구절, 한 구절 인상 깊은 구절들을 적고, 내 자녀에게 어떠한 내용이 전달되기를 바라는지 편지를 쓰듯이 적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틈틈이 글을 적어나가 아이가 글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어느 날, 그동안 엄마가 적은 이 책 속의 지혜들을 선물로 전해주고 싶다.


몇 년 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룰루가 엄마가 쓴 이 글들을 읽으면서 때로는 위로를 받고, 때로는 지혜를 얻고, 때로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룰루에게 말해주고 싶다.

엄마가 너를 생각하며 보냈던 이 시간들이 엄마에게는 세상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2022년 7월 13일.

나에게 두 개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 지 28주 3일째,

룰루가 태어나기까지 81일을 앞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