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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n Him Nov 03. 2023

결혼에 대하여

막연함을 구체화할 때

결혼

멀게 있을수록 더욱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단어


멀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 결혼은 당연하게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결혼이란 단어를

내 입 앞으로 끌고 왔을 때,

비로소 결혼의 단어 뒤에 얼마나 큰 책임감과 현실이  그림자처럼 매달려 있었는지 깨달았다.




결혼의 무게는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자연스레 배운 탓에 연애를 하더라도 아무나 결혼의 저울위로 올려두지 않았다.

물론 그 당시 만나던 이성에게 결혼의 질문을 듣는다면 잠시 그 사람과의 결혼을 상상하는 순간에 빠졌지만, 내 무거운 현실로 끌고 오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결혼을 염두에 두고 상대를 만나 사랑을 시작하지만

나는 적어도 현실 조건을 따져가며 조건이 충족될수록 사랑하는 감정이 커지는 결혼은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 상대방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현실에 눈을 뜨게 되고

나조차 별반 다를 것 없이 조건이 나은 사람에게 감정을 더 느끼게 되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상대방에서 찾게 되고

그 부족한 부분이 결혼을 선택한 이유가 되었으며,

많으면 많을수록 손해볼일 없는 재력의 조건은

결혼의 순탄함과 진행속도를 높여주었다.


대부분 결혼 전에 하는 생각과 고민은 비슷했으나,

결혼의 출발선은 각자 다르게 형성되어 있었다.

그 출발선에 서있는 그들의 선택은

달려가볼 것인가 아니면 다시 선택할 것인가

둘 중의 하나였고

다들 왜 그렇게 결혼을 어려워하고 쉽게

결정했는지 깨달았다.


인생은 혼자 살기엔 외롭고

혼자 해결하기엔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의외로 그 나이 때만이 누릴 수 있는 인생의 재미는

생각보다 한정돼 있으며, 결혼 또한

30대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혼자 서서 인생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30대의 접어든 나는

가장 먼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결혼은 막연했던

내 인생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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