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는 대로 얼버무린 무비잡썰

[미키17] 17번째 고백, 끝나지 않는 삶을 곁들인

by 수상

1인치의 장벽을 ‘명징하게 직조해서 ‘ 뛰어넘은 지 수년이 지났다. 4개의 오스카를 끌어안았던 감독의 다음 작품은 잘 만들어야 기생충급 정도? 혹은 삐끗하면 혹평의 절벽으로 떨어질 것이 뻔한 예고편이었다.

글쎄, 그래도 난 재밌었다.


(솔직한 미키의 시점)

로버트의 보이스오버로 시작되는 영화는 17번째 미키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1인칭 시점. 미키가 생각하는 자신의 생각과 솔직한 감정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좋은 구조였다. 아-무런 준비 없이 당하는 읍읍신과 나샤를 탐닉하는 미키의 발칙한? 속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튀지 않아서 좋았다(누구나 공감하는 얘기자나... 나만ㅆㄹㄱ야?)


(미키의 성장스토리)

17과 18이라는 숫자를 나이로 생각해 보자(by 봉). 그렇다면 17살의 미키와 18살의 미키는 나이가 한 살 차이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18살의 미키는 17살 미키보다 더 거칠고 과격하고 급진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숫자의 의미가 나이라고 생각해 보니 미키18은 마치 사춘기를 인물로 표현한 것 같았다. 17의 입장에서는 너무 막 나가고 무모해 보이지만,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들을 가감 없이 내뱉는 모습의 18이 부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을 것. 마치 중2병에 걸려 어긋나고 싶었던 반항적인 사춘기시절의 우리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밉지만은 않았다.


(나, 너 혹은... 우리?)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미키17이 특별하게 느껴진 점은 바로 같은 겉모습이지만 다른 성격이라는 점이다. 얼굴 뾰루지 하나마저도 같은 외모지만 성격이 다른 미키17과 18을 동시에 보고 있으니, 신기하게도 전혀 다른 두 인물로 느껴졌다. 이렇듯 하나의 인격체를 구분하는 데에 있어서 성격(personality)이 중요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너 성격이 변했어’라는 말을 할 때는 내가 알던 너의 모습이 아니야 내지는 내가 알던 너의 본모습과는 다른 사람 같다는 놀라움(두려움)이 깔려있었던 것 같다(결코 내가 자주 듣는 말이 아님을 밝힌다).

그럼 반대로 외모와 성격이 모두 같은 미키를 ‘나’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

휴먼프린터를 이용하여 죽다 살아나길 반복하고, 죽음을 무릅쓰는 위험한 일을 하는 미키의 이야기. 감독은 이러한 일들이 실제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뜨거운 쇳물을 옮기는 작업자나 지하철 스크린도어 작업 중 돌아가신 분들. 이 모든 사람들이 위험한 곳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그들을 존중해 주거나 고마워하지 않는다. 마치 미키를 낮춰보는(호칭이 익스펜더블이라니) 마셜 같은 사람들처럼 말이다. 작업자들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도 그 자리에는 작업자17, 18들이 또다시 같은 업무를 맡게 되는 그런 비운의 현실. 감독은 우리가 잊고 있던 고마운 분들의 현실마저도 재조명하고 있었다.


영화는 지극히 개인의 취향이다. 그래서 난 누구누구의 말만 듣고 영화를 보거나 보지 않는 것을 지양하려고 노력한다. ‘설국열차랑 옥자가 섞인 그런 영화야’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고의 영화는 엔딩크래딧이 올라간 후 극장 밖에서도 곱씹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만의 고집에 비추어 본다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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