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8
<20대 이하 심리 들여다보기 : 왜 그들은 보이스피싱에 더 쉽게 당할까>
1.
“어르신들이 보이스피싱에 제일 취약하시겠죠?”
“아니요, 의외로 20대 이하가 가장 많이 당해요. 무려 47%를 차지합니다.”
통계 결과가 아주 놀랍다.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태어난 듯한 디지털 세대가 오히려 보이스피싱에 더 많이 당하고 있다니.
2.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20대 이하는 본인 경험에 대해 너무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찾아보며 세상 온갖 지식을 섭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겪어보지 않았고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일들을 수도 없이 만난다. 특히 법적인 문제는 백지상태에 가깝다.
“어휴, 말도 마세요. 저도 20대 때는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고 대충 일 처리했다가 낭패본 적이 많아요. 이제 애매한 일은 책임질 분에게 반드시 먼저 묻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행착오를 겪어 나간다. 세상의 온갖 매운맛을 혹독히 경험한다. 이제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상황은 먼저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20대 이전부터 이렇게 행동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3.
“검찰청이에요. 당신 얼굴이 딥페이크에 도용되었습니다. 본인확인부터 할게요. 전화번호? 이름? 주민번호? 주소? 얼굴과 전신사진도 찍어서 보내세요.”
믿기지 않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요구에 아무 의심 없이 순순히 응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평소 디지털 기기를 자주 다루다 보니 온라인상의 요구에 대해 너무 경계심이 없어서 그런 듯하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일상적으로 개인정보를 SNS에 올리고 공유하는데 익숙한 세대라서 그렇다.”라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자체에 친근해진 영향으로 그 도구를 통한 수많은 일들에 대해서도 무감각해진 탓이다.
설마 본인처럼 똘똘한 젊은 사람에게 그런 어이없는 시도를 할까 하는 방심도 한 몫한다.
4.
더 큰 문제는 피해를 당하고도 주변에 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거야.’하는 잘못된 독립심이 발동한다.
부모님이나 회사 선배에게 말 한마디만 꺼냈어도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혼자 끙끙 앓다가 문제를 점점 키운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지만 여전히 입을 꾹 다문다. 학생 시절 어른들에게 혼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자존심을 지켜보겠다고 끝까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이런 20대 이하의 심리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팀원이나 가족과 대화를 거의 나누지 않고 또래끼리 톡으로만 교신하는 문화를 노린다.
5.
“저는 보이스피싱 따위 절대로 안 당한다니까요.”
이 사례로 하고 싶은 말은 범죄 예방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20대 이하들 역시 이런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20대 이하 에게는 업무적으로든 일상적으로든 곤란한 일에 대해 반드시 도움을 청하도록 당부해야 한다.
어른들도 그런 이야기를 편히 꺼낼 수 있는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노력하자.
*3줄 요약
◯20대 이하의 경험 부족과 과도한 자신감이 문제를 키울 때도 있다.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습관을 갖자.
◯스스럼없이 의논할 수 있는 소통문화 조성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