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3
<공격받을 때 맞서지 않고도 이기는 노하우>
1.
“김대리, 그 일을 이렇게 처리하면 어떡해요!”
오늘도 어김없이 팀장이 김대리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다. 이제 곧 김대리가 반격할 테고 팀장은 더 크게 소리 지르겠지. 매번 똑같은 패턴이다.
“죄송합니다, 더 조심하겠습니다.”
"그래요, 저기... 알아서... 잘... 좀 하세요."
어라? 오늘은 그냥 싱겁게 끝나버렸다.
2.
“팀장님 억지 부릴 때 오늘은 왜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생각해 보니 무조건 제 할 말 다하는 방식이 최선은 아니다 싶었어요.”
처음 한두 번은 김대리도 많이 억울했다. 자신이 실수한 일도 아닌데 다른 팀원들 지켜보는 앞에서 질책을 들으니 얼굴이 화끈거리며 심장도 쿵쾅거렸다.
가만있으면 잘못을 인정하는 셈이다 싶어 해명을 했더니 그때마다 이야기가 더 길어졌다. 아하, 이제야 알겠다. 비슷한 상황을 몇 번 겪고 나니 팀장은 일 때문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와 싸움을 벌이며 화를 폭발시키고 싶어 하는 듯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침묵으로 가만히 있으니 팀장도 제풀에 지쳐 금방 잠잠해진다. 뭐야, 이렇게 쉬운 일이었어?
3.
상대방이 공격적으로 나올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하면 좋을까. 흥분한 상태로 덤빌 때 정면대결을 시도하면 승패와 상관없이 내게도 피해가 크다.
맞서지 않고 상황을 정리하는 방식이 제일 좋다. 일단 화제를 돌리는 방법이 있다. 다른 업무 이야기를 꺼내거나 더 중요한 내용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해 보자. 상대를 염려하거나 챙기는 주제가 제일 좋다.
일단 빨간색 광선검을 휘두르면 상대가 파란색 검으로 맞받아칠 줄 알았다. 예상밖으로 상대가 태연하게 나오니 공격을 시작한 사람만 뻘쭘해진다. 이 와중에 공격을 계속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겠다. 슬그머니 검을 내려놓는다.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람은 이후의 반응까지 어느 정도 예상하고 판을 벌인다. 이때 전혀 기대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당황스러워한다. 정해진 패턴을 무너뜨리기만 해도 성공이다.
4.
다음으로 그대로 수긍하는 방법이 있다. 시비를 걸어왔지만 싸울 의사가 없다며 물러나 버리는 방식이다.
“네,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잘 알겠습니다.”
‘그렇구나.’ 이 한 마디에는 엄청난 위력이 숨어 있다. 당신 말에 찬성한다는 뜻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의가 있다는 표현도 아니다.
그저 당신이 하는 말 그대로를 존중하여 들어주겠다는 의미다. '뭐지? 이 대화는?' 자신이 이겼다고 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졌다고 말할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
“뭐예요, 아무 의견 없어요?”
간혹 한번 더 도발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을 정리해서 조금 있다가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감정의 파도가 잠잠해질 때를 노리기만 해도 충돌은 피할 수 있다.
5.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사과’와 ‘인정’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미안하다는 말은 지금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하는 멘트일 뿐이다. 반항하지 않고 유감을 표시한다고 해서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대가 예의 없이 우악스럽게 나오면 링 위에 혼자 내버려 두자. 상대도 없는데 혼자서 아무리 세게 주먹을 휘둘러봐도 자기 팔만 아프다.
*3줄 요약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올 때 정면으로 맞서면 나도 피해를 입는다.
◯화제를 돌리거나 조용히 수긍하며 상대가 예상한 패턴을 무너뜨려 보자.
◯사과와 인정은 다르니 유감 표시로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