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2 <익숙한 고통이 낯선 행복보다 편안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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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고통이 낯선 행복보다 편안한 심리>


1.

“저는 왜 안 좋은 사람하고만 계속 인연을 맺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나쁜 남자한테 끌리는 여자, 튕기는 여자에게 끌리는 남자도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다.


친구가 술 한잔 걸치며 늘어놓는 인간관계 하소연을 듣고 있으면 늘 판박이다. 지난번에도 똑같은 레퍼토리였다.


2.

그 친구를 위하는 마음에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을 소개해 주어도 소용없다. 온갖 핑계를 대며 결국 밀어내고 만다. 남들 다 천사표라고 부르지만 본인은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해서 싫다고 한다.


“아, 이 사람이야.”

어렵게 찾은 영혼의 단짝을 소개해 준다고 해서 나가본다. 만나보면 얼마 전 대판 싸우고 갈라선 상대와 모든 면에서 너무 닮았다.


무신경하고 차갑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지난번에도 그랬고 지지난번에도 그랬다.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도 소용없다.


이런 경우 그가 고르는 이의 대부분은 가족 중 누군가와 닮았다. 너무도 미워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익숙해져 버린 존재다.


3.

우리의 뇌는 참 신기하게도 생겼다. 의외로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 데 서툴다. 가치판단이나 옳고 그름보다도 앞서는 가장 강력한 판단 기준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익숙함’이다. 질적으로 어떻든 말든 내가 그런 상황을 이미 겪어보고 적응해 본 적이 있으면 괜히 편안함을 느낀다.


어린 시절을 불행하게 보냈다면 이 패턴이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왜냐하면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나 아빠의 모습이 안전함의 기준으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누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면 쉬크하다고 좋아하거나, 나를 무시하면 카리스마 있다고 호감을 갖는다면 부모가 그런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4.

결과적으로 살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 가치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런 따뜻한 관계를 경험해보지 못했으니 남의 옷을 잠시 빌려 입은 듯 영 껄끄럽기만 하다.


그냥 회피하는 정도로 그치면 다행이다. 오히려 눈처럼 해맑은 그의 호의를 나쁘게 해석하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지? 나는 그런 대접받을만한 자격이 없는데. 분명히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야.”


제 아무리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도 이런 대접을 계속 받다 보면 지쳐서 떠난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린다. “역시 사람들은 다 똑같아. 자기는 다른 척하지만 속내를 들키면 도망쳐 버리지.”


5.

결국 좋은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가고 그에게는 익숙한 고통만 남는다.


이때 누군가 다가오면 신발을 던져 등짝을 맞춘다. 그가 아파하며 사라지면 또다시 한숨을 내쉰다.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할까.”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자신을 그 상황에 몰아넣으면서도 마치 피해자처럼 군다. 불행을 선택하고, 그 불행 때문에 또다시 괴로워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당신은 혹시 이런 패턴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3줄 요약

◯뇌는 좋고 나쁨보다 익숙함을 먼저 선택하므로 어린 시절 겪은 불행한 관계를 반복하기 쉽다.

◯따뜻한 사람이 다가와도 그런 관계에 익숙하지 않으면 의심하고 밀어낸다.

◯스스로 불행을 선택하면서도 피해자처럼 구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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