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3년 일본 다네가시마에 상륙한 에일리언

프리즘 스크립트로 본, 일본을 뒤흔든 철포와 남만 문화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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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고마저 박사 급의 수준인 인공지능이 대신해 주는 현 시대! 프리즘에 닿은 빛이 무지개처럼 뻗어나가듯,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일본의 역사를 드려다봅니다.


에일리언 시리즈 좋아하시나요? 전 작년에 개봉한 에일리언 로물루스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머지 않아 에일리언 어스도 개봉합니다. 그런데 혹시 옵슬리트 (OBSOLETE) 라는 유튜브 애니를 아시는지요?


이 애니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2014년으로,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방문하여 ExoFrame이라는 강력한 로봇 슈트를 인류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외계 생명체들은 지구와 자원을 교환하려는 의도로, 석회석을 가져가는 대신 ExoFrame이라는 저렴하고 강력한 모빌수트를 제공합니다. ExoFrame은 군사, 산업, 그리고 기타 여러 분야에 빠르게 도입되며, 전 세계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급격하게 변화시킵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일이 실제로 1543년 일본에서도 일어났다는 걸 아시나요?


포르투갈 상인들이 타고 있던 배가 폭풍으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일본 남쪽의 다네가시마(種子島) 섬에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마치 외계인의 우주선이 말머리성운을 떠돌다 지구에 불시착하는 공상과학영화나 애니 클리셰처럼 딱 그렇게! 하나 더 덧붙이면, 우리 나라로 치면 제주도도 아니고 우도 구석에 불시착한 거나 마찬가지!


1543년 다네가시마: 일본에 처음 도착한 "포르투갈 에일리언"


너무나 당연하게도, 포르투갈 상인들을 처음 본 섬주민은 매우 놀랐겠지요? 일본 본토에서도 떨어진 이 외딴 섬에 난생처음 서양인들이 나타나자, 섬 주민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다행이 포르투갈에서 온 에일리언들이 광학미체로 위장하고 인간사냥하러 다니는 프레데터나 황산 피를 흘리고 입속에서 입이 튀어나오는 에일리언 성체 제노모프처럼, 아니면 공격성은 없으나 나름 기괴하고 엽기적인 비쥬얼을 가진 이티 같은 생명체가 아니라 팔다리도 두 개 , 눈도 두 개 뭐 이렇게 근원이 같은 인류여서 극한의 이질감은 좀 덜했겠지만 그래도 정말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일본이 아니라, 1543년 우도 해녀가 해삼과 멍게를 따러 해변에 갔다가 서양남자들 맞닥뜨렸다면? 뭐 이렇게 수학적으로 상상치환해보면 많이 공감되실듯!


포르투갈 에일리언들의 "초강력 무기" 공개


다네가시마 섬은 규슈의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일본 본토와의 교류는 있었으나 외국인의 방문은 전례 없는 일이었지요. 포르투갈 에일리언들이 이 섬에 도착하자, 다네가시마 섬의 영주였던 다네가시마 도키타카(種子島時堯) 는 그들을 환대하며 무역과 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합니다. 약 400년 전 사람이 외국인을 만나자마자 장사부터 하려 했다니 대단하네요. 다국적 CEO 기질이 엿보입니다.


그런데 포르투갈 상인들은 섬의 영주에게 그들의 무기를 선보이며 시연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 자루의 총, 철포였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사용하던 도검과 활, 창과는 차원이 다른, 장거리 화력을 가진 무기였습니다. 도키타카는 이 강력한 무기를 보고 경악합니다. 그 무기의 위력은 중앙권력이 붕괴해서 전 국토가 약육강식의 싸움터로 변한 일본의 작은 섬을 지배하는 영주에게 상상할 수 없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제주도지사가 에일리언들이 보여주는, 건전지 없이 작동하는 초경량 레이저 건이나, 서울 강남 개포동에서 달을 향해 쏘면 달 뒷편까지 관통해버리는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같은 무기를 보고 까무러치듯)


영주는 비싼 값을 치루고 그들에게 총을 구매합니다.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표류하던 배를 강탈해서 강제로 빼앗지 않고 금을 주고 샀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년 뒤 이를 통해 일본 전국시대의 전쟁 양상이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현대전에서 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해지듯. 예를 들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이나 우크라- 러시아전에 옵슬리트의 에일리언들이 엑소스켈레톤 같은 신무기를 전수해줬다고 생각해보셔도 될 것 같아요.


철포의 도입은 일본 본토에서 이루어지던 전쟁 양상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옵니다. 기존의 무기 체계인 도검과 활, 창 등이 주를 이루던 상황에서, 철포는 장거리에서 강력한 화력을 제공하여 전투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킵니다. 특히 철포는 훈련이 덜 된 병사들도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이는 다이묘들이 병사들을 빠르게 훈련시키고 무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크게 기여합니다.


그리고 이 무기는 불과 몇십 년 후, 일본 역사를 바꿔놓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다 노부나가와 같은 다이묘는 철포를 전술적으로 적극 활용하여 전투에서 큰 성과를 거둡니다. 1575년 나가시노 전투에서 오다 노부나가는 철포 부대를 배치하여 타케다 군의 기마대를 물리칩니다. 이 전투는 철포가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가고시마의 다네가시마 철포박물관에 가시면 철포 뿐 아니라 철포제작에 얽힌 에피소드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철포제조장인이 포르투갈 상인들에게 철포제조기술을 빼오기 위해 자신의 딸을 산업스파이로 이용한 그런 이야기)


철포 전래 후 약 30년 뒤 66개 다이묘 영지로 나누어져 있던 일본은 노부나가에 의해 통일되게 됩니다. 그리고 50년 뒤에는 노부나가의 가신출신으로 천하인이 된 히데요시에 의해 임진왜란마저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하여 장거리 주력무기가 활이었던 조선은 일본군의 조총을 상대로 전쟁 초반에 궤멸직전까지 가게 되고 조선왕은 서울을 탈출하여 고속철이 뚫려도 가기 힘든 평양까지 뺑소니를 치게 됩니다.


남만 문화의 시작: 포르투갈의 남만 무역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에일리언들이 다네가시마에 철포를 전래하며 이는 곧 남만 무역(南蛮貿易) 으로도 발전하게 됩니다. 남만 무역을 통해 포르투갈과 일본 간의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비단, 유리 제품, 향신료, 예술품 등이 일본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일본 내에서는 남만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은이 현재의 달러의 역할을 하면서 명나라, 남만, 그리고 일본의 국제무역으로 인해 일본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아울러 불교가 지배하던 일본의 정신문화는 포르투갈의 예수회 선교사들의 도래와 더불어 스콜라철학과 조우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포르투갈 출신 에일리언들은 무기말고도 자신들의 신도 일본에 퍼뜨리기 시작하는데 그들은 이를 위해 철포처럼 강력한 무기를 선보입니다. 그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와 신학을 결합시킨 스콜라철학이었습니다.


* 참고로 일본 규슈 박물관에 가면 그 당시 포르투갈 상인과 일본 상인과 주고받은 포르투갈어 어음 증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을 방문한 상인 중 하나는 핀투라는 모험가도 있었다고 하는데 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이사람이 쓴 <핀투여행기>는 읽어 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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