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전략 메시지에도 피해야 할 유형이 있다. 말은 번듯해 보이지만 실무에서는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하는 메시지들이다. 대개 이들은 구체적 실행이 빠져 있거나, 모든 걸 담으려다 핵심이 흐려지거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투적 표현이거나, 문학적인 수사로만 치장된 경우다. 한마디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없는 전략 메시지다.
첫째, 구체적 실행 안이 없는 전략이다.
“이 공간을 모두가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주체가 누구인지, 어디를 대상으로 하는지, 어떤 수단으로 실현할 것인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의도만 있을 뿐 측정 가능한 결과가 없으니 예산·설계·운영 단계로 연결되지 않는다. 결국 팀마다 각기 다르게 해석하면서 협업 충돌만 커진다. 따라서 전략 메시지에는 최소한 대상(누구), 범위(어디), 행동(무엇을), 지표(얼마나)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포용적 관람 경험 전략〉이라는 상위 개념 아래에 ‘무장애 전시동선 구축’, ‘맞춤형 다중매체 가이드 제공’, ‘휴게 및 체험형 전시환경 조성’ 같은 세부 항목을 두는 방식이다.
둘째,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전략이다.
“문화·상업·복지·생태를 아우르는 열린 공간 조성”처럼 듣기에는 포괄적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 모든 걸 다 담으려 하면 결국 자원은 흩어지고, 어떤 것도 뚜렷하게 만들지 못한다. 한정된 자원에서 선택과 집중이 빠지면 각 영역이 서로 자원을 잠식하고, 차별 포인트가 사라져 브랜드와 경험의 정체성이 희미해진다. 그래서 전략은 반드시 “무엇을 안 할 것인가”까지 담아야 한다. 예컨대 ‘초등 돌봄 가족의 방과 후 3시간을 책임지는 우리 동네 열린 공간’이나 ‘청년 창작자와 시민이 만나는 문화·상업 융합 거점’처럼 핵심가치와 보조가치만 남기고 나머지를 과감히 덜어낼 때, 비로소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된다.
셋째, 진부한 전략이다.
“앱 사용자 만족도를 높인다” 같은 선언은 누구도 반대할 수 없고, “1,300여 명 만족도를 향상한다”처럼 숫자를 얹으면 실행력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이미 수많은 기획서에서 반복되며 식상해졌을뿐더러, 불필요한 숫자의 남발은 듣는 사람에게 피로감까지 준다. 또한 ‘첨단’, ‘혁신’, ‘가치 창출’, ‘스마트’처럼 틀에 박힌 말, 유행어들도 차별성 없고 실행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말은 전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다르게’이다. 따라서 사용자 만족도라고 뭉뚱그리지 말고 ‘AI 가이드 앱을 통한 맞춤형 관람 지원’처럼 구체적 수단과 차별적 방법을 담아야 전략다운 힘을 갖는다.
넷째, 장식적 문구로 포장된 전략이다.
“감성과 도시 활력을 품은 예술적 공간”, “세계적 수준의 첨단 박물관” 같은 표현은 문학적 수사와 형용사로만 채워져 있다. 언뜻 멋있어 보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예술적이고 무엇이 세계적인지 가늠할 수 없다. 문제는 실행 단계에서 드러난다. 담당자마다 각자 다른 그림을 떠올리기 때문에 결과는 파편적인 요소의 집합이 되고, 검증 가능한 성과 지표로 환원되지 않는다.
예컨대 “도시 활력을 위한 예술 공간”이라는 추상적 표현보다, “지역주민 참여형 문화예술 플랫폼”처럼 실행 방식이 드러나는 문장이 전략답다. 마찬가지로 “세계적 수준의 첨단 박물관”이라고 말하기보다, “국제 교류를 촉진하는 디지털 아카이브와 인터랙티브 전시”처럼 무엇이 세계적이고 어떤 점이 첨단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메시지는 결국 공허한 수사에 머물고 만다.
‘선택과 집중, 차별적 방법, 실행 장면과 지표’, 이 네 가지가 담겨야 비로소 힘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전략 메시지가 곧 컨셉의 토대가 된다는 점이다. 전략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를 명확히 짚어낸다면, 컨셉은 그것을 한마디 말, 하나의 이미지, 한 장면으로 응축한다. 전략이 논리라면, 컨셉은 그 논리를 감각적으로 번역한 결과다. 전략 메시지가 구체적이고 차별적일수록 컨셉은 강력하고 설득력 있게 태어난다.
따라서 기획자는 주장하며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 메시지와 컨셉이 맞물려 말이 스스로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좋은 전략 문장은 실행을 이끌고, 잘 세워진 컨셉은 실행을 가속화한다. 전략은 컨셉보다 잡기 쉽다. 일정한 틀에 얹으면 구체성과 힘을 갖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