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네

고등학생 미세스물여섯에게 이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by 미세스물여섯

2008년 여름,


내가 다니던 외국인 고등학교 근처 화실을 드디어 찾았다.

그 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미술을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

따로 나오셔서 차리신 유학 전문 미술 학원이었다.


작은 삼겹살집 위 2층, 화실은 꼭 우리만의 아지트처럼

작고 왁자지껄한 스타일이었다.


같이 다니던 언니, 친구들과도 아주 빨리 친해졌고

학교 끝나면 무조건 화실로 달려가서 하루 종일 있다가 왔다.


552119_10151297319636415_902706064_n-1.jpg 2008년 즈음, 화실 식구들과 다함께 미술관에서

나는 딱히 미술에 재능이 있진 않았다.

내가 봐도 그랬다.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고, 연습을 하고, 그러다 보니

미술 전공을 꿈을 꿔볼 수 있긴 했다.


2009년

대학 진학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며 밤을 새울 때쯤,

선생님이 한 명 한 명 부르시고는 대학 전공에 대한 대화를 하신 적이 있으셨다.


"미세스물여섯, 포트폴리오 좀 펴보자.

넌 참 애매하다.

못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네."



#12.+ladybug+illustration.jpg 2009년 색연필 작품


선생님은 날 깨워주시려 저 말을 했으리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더 연습을 했다.


나만의 무언가를 갖기 위해

나도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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