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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수연 Jan 09. 2023

세계 최대 기관투자가 블랙록의 2023 투자전략

조수연의 시시웹툰20

세계 최대 기관투자가 블랙록의 2023 투자전략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마무리하고 2023년이 시작했다. 세계 최대 자산관리기관 블랙록(BlackRock) 투자연구소의 신년 전망 보고서 제목은 ‘2023 세계 전망; 새로운 투자 지침서’였다. 경제와 금융 시장이 움직이는 체계(regime)가 달라지므로 이에 상응하는 투자전략을 선택하는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경험한 세계 경제는 일시적으로 회복했으나 공급 측면 원인에 의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닥치며 질적인 변화가 발생했다. 과거 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이 공급 측면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 침체를 감수해야 하는 이해 상충(trade-off)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FED는 1980년 이래 가장 급격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 중이다. 이로 인한 현실적인 충격은 곧 수요의 위축으로 나타나며 경제 성장은 침체하고 만다. 저성장, 고금리, 고물가 시대 앞으로 새로운 경제 현상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한편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은 공급 문제가 초래하는 생산 제약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공급 장애, 공급망 교착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해소할 것이나 인구 고령화(aging population)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저성장을 가져오는 심각한 문제임을 블랙록은 지적한다. 이 때문에 저성장 속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하며 경제 구조는 근본적 생체 신호를 바꾸고 만다. 한편 또 다른 장기적 생산 제약 요인은 갈수록 확산하는 지정학 분열이며 2030년 매년 2조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투자가 필요한 탄소중립을 위한 이행도 인력과 투자자본의 재배분을 통해 역시 장기적인 생산 제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블랙록은 지목한다.  

블랙록 2023 투자전략(일러스트 조수연)

    

 결국 새로운 경제 환경은 경제적 피해가 구체화함에 따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방어에서 안정 성장으로 정책 관점을 옮길 수밖에 없도록 작용할 것이다.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보상(risk premium)보다 채권 등 고정 이자 수익(term premium)을 더 유리하게 금융 시장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블랙록은 2023년 투자 결정 시 금리인상 등 통화 긴축의 경제적 피해가 위험자산 가격에 충분히 반영했는지(Enough damage in the price?)와 시장의 위험 선호 경향(Market risk sentiment)을 평가하여 투자를 배분하라고 조언한다. 2022년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나 블랙록은 현재가 경제적 피해가 기업 이익 전망과 주식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고 위험도 회피하는 상황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국면 변화 때마다 주식과 신용채권, 장기와 단기 국채 사이의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의 투자 지침을 제안한다. 2023년 고금리 거시환경에서 채권은 최적의 고정 소득(income)을 제공할 것이므로 최우선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블랙록은 채권을 다시 보라고 권유한다. 한편 2022년 채권가격은 주가와 같이 움직였다. 채권은 더 이상 주식투자의 위험 상쇄 투자 수단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어 있는 최근 금리 구조에서는 장기보다 단기 국채 투자가 유리하다. 즉 이론적으로 단기 금리로 반복 투자한 성과가 같은 기간의 장기 국채를 투자하는 성과보다 우월한 결과를 가져오는 한, 단기에 투자하는 것은 이자율 변동 위험, 신용 위험 등을 회피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투자등급채권(BBB 이상)도 유력한 투자 대상이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채권도 유망한 고정 소득 수단이 될 수 있다.      

 블랙록 경제 전망의 중요한 고리는 결국 FED다.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은 FED가 금리인상을 시작한 2022년 3월부터 충격을 받았는데 2023년에는 그 조정 능력이 의심받고 있다. 그 이유는 FED가 2021년 보여준 판단 능력 때문이었다. 연준의 제롬 파월은 2021년 내내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일 거라 호언장담했는데, 인플레이션은 이후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달았다. FED의 통화정책 실패는 세계 경제에 금융 위기를 수반하거나 광범위하게 시차를 두고 오랫동안 사람의 – 특히 고소득층이 아닌 사람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 경제시스템 통제에 입력할 위험 변수가 많아지고 상호 작용이 복잡해져 2023년의 경제 균형 방정식은 상상할 수 없는 다차원 고차 방정식임이 틀림없다. 블랙록 보고서 이면에서는 시스템 리스크 보다는 인재(人災)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읽힌다. 뭔가 새로운 지침이 필요해 보이기는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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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well.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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