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리 Mar 02. 2023

고양이를 알게 된 것은

기묘(猫)한 일상

시작.


나는 '강아지파'였다. 애교 많고, 늘 붙어있는 귀여운 댕댕이들.


그런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바깥양반 때문이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하지 않던가.


바깥양반이 '냥파'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 모두가 다 같을 수 없는 법.


"고양이는 요물이야~!"

처음 길냥이에게 밥을 주었던 흰둥이. 

2017년도 자신의 가게를 경북에 얻게 된 후 바깥양반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동네 어르신들(어르신이 많은 동네다)의 눈을 피해 몰래몰래, 길냥이에게 밥을 챙겨 주었다.


가끔 발각되면 혼나기를 반복하면서


슬쩍 주고 치우고, 눈칫밥을 원동력 삼아(?) 지내던 어.느.날


그해, 그러니까 2017년도 6월이었다.


"야야, 나와보래이~ 여 쓰레기장에 고양이 소리인지 애기소리인지 들린다 안카나~~"


지나가시던 할머니가 가게에 들어와 바깥양반에게 쓰레기장에 같이 가보자고 하셨단다.


쓰레기장에 놓인 박스에서 요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것이었다.


바깥양반이 소주박스를 열어본 순간! 500g도 되지 않는 새끼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있었다. 누군가 이 고양이들을 박스 안에 넣고 끈으로 칭칭 감아 쓰레기장에 버린 것이다. 애써 울었던 고양이 소리를 할머니가 들었으니 다행이고도 다행이다. 안 그랬다면... 생각하기 싫다.


그렇게 고양이를 구조하게 된 바깥양반은 내게 전화를 걸었다.


"고양이 두 마리를 구했어.. 어쩌지?"라며 당황해했다.


당시 나는 미국에서 온 손님과 서울 투어 중이었다.

생후 1개월 차, 애타게 울은 탓에 살았다. 다행이다.

전화를 받은 나는 '묘연이란 것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것인가!' 싶어 주저 없이 "어쩌긴~ 키워야지~"라고 했다.


강아지도 키워봤겠다, 이렇게 만난 고양이도 어떻게든 키워보리, 싶었다. 먼저 내 사무실에서 키우기로 했다.


구조 이틀째, 그렇게 나는 아이들과 마주하게 됐다.


흰색 아이는 훗날 5킬로로 건강하게 자라주었다.

400g 후반의 작고 꼬질꼬질했던 아기냥이들.


한 마리(노랑이)는 눈이 심하게 부풀고 눈동자가 탁한 것이 한눈에 봐도 병약해 보였다.


그래서 어미에게 버림을 받고, 사람에게 또 버림을 받은 것 같았다.


"우리랑 잘 살아보자!"





작가의 이전글 프롤로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