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속편으로 귀환 … 정의란 무엇인가?
베테랑 1 (2015년 개봉)은 1,3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는 사회적 불의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스토리와 강렬한 캐릭터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9년 만의 후속작인 베테랑 2(2024년 개봉) 역시 9월 28일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468만 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넘었으며, 손익분기점인 350만 명을 넘겼다.
그러나 전작에 비해 관객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2015년 베테랑 1에서 문구점 사장 역, 카메오 등장한 마동석이 2017년부터 만들어낸 팝콘 무비 범죄도시 시리즈의 여파 때문인지 관객들은 전편에 비해 복잡한 사회 문제를 다루며, 서도철(황정민) 형사가 손에 잡히지 않는 악당과 싸우는 모습을 그리는 모습에 스토리의 깊이와 빌런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까지도 순항 중인 마동석의 범죄도시 시리즈는 일관된 이야기 구조지만 각 시리즈별 탄생되는 새로운 빌런들이 특별한 서사가 없이도 이해가 되는 스토리 전개로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베테랑 2는 사회적 메시지를 강조하며, 사적 제재와 같은 현실 이슈를 중심에 두고 사회 전반 실존 인물들의 패러디를 영화 곳곳에 포진시켜 일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기는 하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전작의 유쾌함과 통쾌함이 줄어들었다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필자는 두 영화 모두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그중 이번 베테랑 2는 범죄도시보다는 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영화 외적으로 뮤지션 장기하를 음악감독으로 참여시켜 시각과 음향의 조화를 통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여 시너지를 발산했다 자평해 본다. 물론 1편을 제외하곤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 역시 매력적인 영화이긴 하지만, 시리즈가 일관된 액션과 스릴을 유지하며 오로지 배우 마동석의 액션에 의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베테랑 2가 9년 만에 개봉한 이유를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1의 성공 이후 속편을 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1편이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를 반복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는데, 어찌 보면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러한 류 감독의 우려였던 단순히 성공 패턴만을 반복해서 영화를 제작, 현재까지 흥행시키고 있다. 만일 류 감독이 9년 전 흥행에 대한 부담감 없이 비슷한 전개로 베테랑 시리즈를 이어갔다면, 현재의 마석도 형사는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이번 베테랑 2는 후속 편이 나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깊이 있는 이야기와 높은 완성도로 다시 돌아왔다는 개인적인 평가를 해본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퍼스널 미디어가 활성화된 세상에 살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켜기만 하면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가짜 뉴스에 현혹되기도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베테랑 2는 이러한 현세태를 풍자하며 단순한 팝콘 무비가 아닌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들을 깊이 있게 다루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짜가 진짜가 되고, 진짜가 가짜가 되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날로 고도화되는 범죄와 이를 대책 없이 바라보는 위정자들을 영화 속에 그리면서, 류 감독은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를 관객들에게 묻고 있는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