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여경 Jun 08. 2018

종교 도식


문득 종교를 도식화시켜 보고 싶었다. 죽음을 중심으로. 일신교는 신과의 완결된 계약이다. 신과의 계약은 영원하다. 그래서 완전한 원이며 죽음 이후에도 영원성에 이른다. 조로아스터교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이 그렇다. 이 보편종교는 사막 등 척박한 기후에서 발흥했기에 개인성이 강하다. "신 앞에 선 단독자"(키에르케고르)

-

윤회는 힌두교와 불교의 죽음 관념이다. 죽음으로 기점으로 앞생의 기억이 리셋되고 새로운 창발이 일어난다. 살아가면서 쌓인 경험(업)과 의지(인) 때문에 순간마다 윤회의 방향성이 미묘하게 변화한다. 반복되지만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완결된 원이 아니라 나선형 성장을 한다. 그래서 가장 예쁜 삶은 피보나치 수열에 따른 윤회이다. 왜냐면 피보나치는 자연의 수학적 황금비로 여겨지니까.

-

혼백은 유교의 죽음 관념이다. 죽으면 정신은 혼이 되고 육체는 백이 된다. 백은 40년이면 썩어 사라지고 혼은 120년 정도 간다. 그래서 부모님 제사는 해마다 따로 지내고 장손은 4대봉사를 한다. 가족이 모여 40년의 백과 120년의 혼을 기리고 기억하는 행사다. 중요한 점은 혼도 죽는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없다. 그도식에서 점선은 혼이고 그 다음은 모른다. 

-

"괴력난신" 공자는 죽음 이후에 대해는 침묵했다. 알수 없는 것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공자는 묻기를 좋아했지만 귀신을 물을 곳도 찾지 못했다. 어렵사리 노자를 만나서도 물은 것은 "예란 무엇입니까?" 현실적 삶의 태도를 물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오 스튜디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