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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27. 2018

강의+대화

홍익대 시각디자인대학원 '비판적읽기와쓰기' 강의에서 대화하는 모습

강의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어선 이제야 강의다운 강의를 한다. 예전에는 "어렵죠?"이러면 "네에... ㅠㅠ"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니요. 재밌어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급하게 끌면 여전히 어려워하지만, 여유있을땐 확실히 표정들이 좋다. 과거 대부분이 꾸벅꾸벅 졸았는데 요즘은 조는 사람도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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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보통 3시간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3시간 동안 강의를 듣는 것은 정말 고역이다. 그래서 2시간만 지나면 다들 몸을 비튼다. 뿐만아니라 여러 이유로 토론 수업이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이 말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점도 늘 맘이 걸렸다. 그래서 나는 3번째 시간에 새로운 강의 기법을 도입했다. 바로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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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강의를 마치고 2명씩 짝을지어 그날 수업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라고 유도한다. 처음에는 다들 쭈뼛쭈뼛 어색해 한다. 하지만 막상 대화가 시작되면 다들 즐거워하는 눈치다. 오늘은 뒤에 한 학생이 쭈뼛하며 앉아 있길해 짝이 없으면 내가 대화 상대가 되주려고 했는데, 다른 그룹에서 같이 대화하자고 손을 내민다. 너무 보기 좋았다. 그래서 나는 다른 그룹에 앉아서 얘기를 나눌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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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제는 "아름다움"이었는데 우리 그룹은 '내 아이디은 강남미인'이라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면과 외모의 아름다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다른 그룹은 무슨 얘길 나누었을까... 모두들 진지한 표정인거 같아 잡담이나 수다는 아닌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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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마칠 시간이 되었는데 다들 일어날 생각들이 없는듯 싶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학생들에게 "그럼 얘기들 나누세요~"라고 말하고 교실을 나왔다. 학생들은 "네에~"하고 다시 대화에 집중한다. 그들의 수업이 언제 끝났을까... 아무튼 이제 조금 대화 수업에 적응들 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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