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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Oct 18. 2018

3.1운동과 바우하우스

어제 늦은밤 역사학자 이병한, 공동체 운동가 김유익, 두 선생님이 찾아왔다. 김유익 선생님이 가져온 차를 마시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얘기했다. "내년은 바우하우스 100주년입니다" "그렇군요.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인데" "그리고 한살림선언 30주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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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한 선생는 나에게 3.1운동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얘기해주었다. "3.1운동은 천도교에서 주도했지만 실제 참여 비율을 보면 천도교 15명, 기독교 15명이 참여한 운동입니다." 천도교는 동학을 계승한 개벽파, 오산학교의 기독교는 서학을 계승한 개화파다. 동학과 서학이 만나 3.1운동을 도모했던 것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운동은 중국은 5.4운동에 영향을 주었다. 본격적인 동서양 논쟁을 한 그 운동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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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미술공예운동과 바우하우스에서 비롯되고 미국에서 안착했다. 과거 디자인은 서학이었지만 현재는 동양에서 더 붐이다. 많은 동양인들이 서양에서 디자인을 배웠고, 서양에서 배운 많은 디자이너들이 동방으로 진출한다. 이제 디자인의 중심축은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앞으로 방향이 반전되는 시대. 바야흐로 디자인의 동세서점(東勢西漸) 시대가 열릴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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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바우하우스 100주년이다. 지난 20세기는 바우하우스를 모델로 디자인 교육을 해왔다. 디자인학교에서는 바우하우스 방식을 기반으로 21세기, 새로운 100년을 위한 디자인 커리큘럼을 구축하고 있다. 교육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 커리큘럼과 교육방식은 새로운 시대의 바람을 타야만 한다. 인도양으로 부는 산뜻한 그 바람을. 디자인과 디자인교육 커리큘럼은 대서양에서 비롯되었고, 태평양에서 성장했다. 이제 인도양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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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과 디자인, 좁은 시야에서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역사다. 하지만 시야를 넓히면 묘한 공통점이 있다. 동학과 서학의 만남이라는. 100년전 서학의 거센 바람과 일본의 야욕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동학과 서학은 이 땅에서 충분히 섞였고, 새로운 요리는 맛을 내기 시작했다. 논쟁은 끝났고, 경계는 모호해졌다. 동서양 구분마져 의미없어진 상황이랄까. 새로운 100년은 지난 100년과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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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의미있는 100년이 반전되는 분기점을 살고 있다.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아래는 한살림 선언 전문이다. 이 글이 우리의 가이드다. 비록 30년전에 쓰여진 문장들이지만 이 선언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가장 적합한 정신이자 태도라는 생각이다. 명문이니 시간되시면 다운받아 읽어보시길! 


http://www.hansalim.or.kr/wp-content/uploads/2014/04/the_Declaration_of_Hansalim.pdf?fbclid=IwAR1D4maeuX8EY-AsD4SLDFCyQ8QmwCa3iXh7CIHuw03MAlB8W0ZFQWUqo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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