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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Oct 30. 2018

디자인학교 1기 신입생 모집


2019년 디자인학교 1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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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이었습니다. 디자인계의 문제의식을 감지한 청년들이 게시판 하나 달랑 띄워놓고 '디자인읽기'를 시작했습니다. 문제의식을 공유한 젊은 디자이너들이 이 게시판에 의견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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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에게 글쓰기란 참 어렵습니다. 말하기는 좀 쉽죠. 디자인읽기에 열심히 참여하던 몇몇이 모여 '디자인말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즐거운 만남이 목적이었지만 문제의식을 공유하자 책임의식이 발동했습니다. ‘디자인말하기’를 팟캐스트에 걸고 디자이너들의 고민을 공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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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말하기는 여러 한계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소통을 하려면 직접 만나야 했죠. 여러 시도를 거듭한 끝에 '디자인캠프'를 시작했습니다. 멘토를 중심으로 5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일주일동안 공생하며 추억을 쌓았습니다.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조금씩 느슨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죠. 한편으로 아쉬웠습니다.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선 좀 더 길고 체계적인 만남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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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즈음 열정이 반쯤 끓어올랐을 때 "바보야 교육이 문제야!"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디자인만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교육이 문제였죠. 대학 교육만이 아니라 공교육, 사교육, 유치원 교육 등 모든 교육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습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 교육이 문제라면 해법도 교육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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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본질적 문제인 만큼 어려운 난제입니다. 디자이너로서 이 난제를 꼭 풀고 싶었습니다. “그래 먼저 디자인 교육부터 풀자!” 그래서 무작정 '디자인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의지를 공유하는 모두가 생업에 얽매여 있기에 온라인 수업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읽기와 말하기에서 경험했듯이 온라인 교육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디자인 교육은 온라인으로 불가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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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김의래 선생님이 10년간 운영하던 '타이포그래피 야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우리는 그때 알았습니다. 온라인의 우리 경험과 오프라인의 김의래 선생님의 경험이 만나면 재밌고 의미 있는 사건이 될 것이라는 것을. 게다가 우리 대부분이 풍부한 교육 경험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자신감이 넘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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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작정 을지로 대림상가에 터를 잡고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몇몇이 돈을 모으고 몇몇은 몸으로 때웠습니다. 돈이 목적이 아니기에 주변에 투자를 권할 수도 없었습니다. 또 기관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단기적 성과를 원하니까요. 교육은 장기적 관점에서 씨앗을 심은 과정이기에 보여줄 성과 따위는 없습니다. 또 성과에 얽매이면 교육은 뒷전이 됩니다. 지금 교육현장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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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먼저 우리 스스로가 변해야 했습니다. 대학을 벗어나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들이 생겼죠. 모든 것을 부정하니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만 했습니다. '무슨 과목을 누가 가르쳐야 하나' '수업 배치는' ' 수업의 길이는' '수업의 설계는' ‘학생의 규모는’ 등등 대학에서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올 한 해 동안 고민과 실험을 거듭했습니다. 물론 강의 운영에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주변에서 '홍보가 문제다' '비용이 문제다' 여러 고마운 조언을 해주었지만, 사실 저희는 그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 그 자체였으니까요. 온전히 디자인 교육 그 자체에 몰두해야만 했습니다. 고맙게도 그런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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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겨울에서 2018년 겨울까지 꼬박 10년입니다. 이제 실험은 끝났습니다. 서서히 끓어오르던 열정이 팔팔 끓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해법도 찾았습니다. 연일 교육 관련 뉴스가 보도됩니다. 대부분, 아니 온통 부정적인 뉴스들입니다. 대학이 몰락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선생들과 학생들도 몰락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는 ‘실험’이 아닌 ‘시작’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무조건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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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내년은 바우하우스 100주년입니다. 동시에 3.1운동 100주년입니다. 전자는 서쪽의 미술이 동쪽의 미술과 융합하는 장이었고, 후자는 동쪽의 사상이 서쪽의 사상을 맞이하는 장이었습니다. 동서융합과 논쟁이 어울러진 역사적 현장에 심겨진 씨앗들이 무럭무럭 성장해 우리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100년이 지났습니다. 천지가 개벽했습니다. 온 세계가 온 분야가 하나의 용광로에 융합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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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즉 백년을 내다보는 큰 계획입니다. 100년이 지났으니 이제 새로운 100년을 위한 씨앗을 심어야 할 때입니다. 디자인은 계획입니다. 백년의 씨앗을 심기에 디자인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9년 디자인학교가 그 씨앗을 심으려합니다. 11월 12일 월요일 저녁 7시 을지로 대림상가 디자인학교에서 2019년 1기 입학생을 모집하기 위한 설명회를 엽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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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자인학교에서 2019년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11월12일 저녁 7시 을지로 세운대림상가 1252호에서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www.designerschool.net

#디자인학교 #입학 #설명회 #디자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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