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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22. 2019

바우하우스 조형교육의 사상적 배경


오늘 바우하우스 100주년 심포지엄에서 발제를 했다. 내 주제는 '바우하우스의 조형교육'이었다. 주제를 고민하면서 머리를 떠나지 않은 질문이 "왜 하필 바우하우스인가?"였다. 이 질문은 마치 "왜 하필 칸트인가?"라는 질문과 같다. 당시 수많은 철학자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칸트만 말하듯, 당시 수많은 학교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바우하우스만 말한다. 이는 칸트처럼 바우하우스에 뭔가 특별한 업적이나 독창성이 있으며 그것이 이 시대 무언가에 기여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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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목한 것이 요하네스 이텐이다. 디자인사에서 이텐은 무슨 이상한 종교에 빠진 사람 정도로 퉁친다. 나는 발제를 준비하며 이텐을 파고 들었다. 다행이 최근 뇌과학자 에릭 켄델의 <통찰의 시대>와 스티븐 실버만의 <뉴로트라이브>를 읽으며 이텐이 머물던 오스트리아 빈의 분위기를 알고 있었고, 프로이트와 이텐의 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게다가 그가 프뢰벨 교육 과정까지 이수했다는 사실도 파악했던 차였다. 그러면 루소도 소환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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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 교육하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기초과정'이다. 이 과정은 이텐의 제안으로 시작되었고 그는 초기 기초과정의 틀을 잡았다. 예술은 교육할수 없다는 맑시스트들에게 예술을 교육했다. 선생과 학생들은 이텐의 관점에 공감했고 그가 떠난 뒤에도 기초과정을 계속 이어갔다. 심지어 더 강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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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발제 요지는 이렇다. 나는 다른학교에는 없고 바우하우스에만 있던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이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텐은 프로이트의 씨앗이었고, 그 씨앗은 마르크스의 땅에 심어져 무럭무럭 자라 디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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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규 샘의 멋진 사진과 끝까지 경청한 학생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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