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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엔드 Dec 07. 2024

prologue: 앞으로 제게 남은 시간은 한 달입니다

시한부 인생을 택한 17살의 이야기

나는 17살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가장 찬란해야 할 시기"에 살고 있지만, 내 세상은 이미 어두워진 지 오래다.


현재 내게는 두 가지 사실이 확실하다.

하나는 내 삶이 온전히 내 것 같지 않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한 달만 더 살겠다는 결심이다.


부모님의 외도와 이혼은 내 어린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산산조각 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랑과 믿음이란 얼마나 쉽게 부서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 그 이후로 내 안에는 크나큰 공허함이 자리 잡았다. 그 공허함은 우울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점점 집어삼켰고, 결국 세 번이나 삶의 끝자락에 서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부모님을 원망했고, 나중에는 스스로를 미워했다. '왜 나만 이렇게 아픈 걸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나를 끊임없이 무너뜨리는 것은 외부의 환경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이 글은 단순히 고통을 기록한 이야기가 아니다. 나의 상처를 꺼내어 보이면서, 어쩌면 누군가가 그 상처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조금이라도 위로를 얻기를 바란다. 남은 한 달 동안 나는 내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풀어놓을 것이다.


"한 달, 그 짧지만 긴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지금도 내 머릿속에 맴돈다. 나는 앞으로 한 달 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 자신과 싸울 거고 내 이야기가 끝날 때, 나는 이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이야기가,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이 기록을 통해 나의 흔적을 따라와 주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어둠 속에서 싸워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함께 증명해 주길.


그리고 글을 쓰는 와중에 조금이나마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이 글의 에필로그는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 스스로 정한 시한부의 삶, 나에게 주는 마지막 처절한 기록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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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런치북은 한 선생님과의 약속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시는 독자님들께 하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매일 글을 연재할 예정이고, 이 약속을 어길 시 제 삶은 더 연장될 겁니다. 그리고 매일 연재를 하는 것이다 보니 글의 깊이와 온도, 내용적인 면에서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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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브런치 북에 대한 글을 쓰면서도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맞을까?’라는 자기 의심을 계속했어요. 앞으로 공개하겠지만, 저는 지난 약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생각보다 더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거든요. 악플이 달리진 않을까, 누군가 비난을 하진 않을까 두려운 마음도 들지만 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댓글을 보고 용기를 냈어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위로와 공감이 될 수 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글을 써 내려가려고 합니다.

부디, 이 여정이 잘 끝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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