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가 마지막이기를.
안녕하세요. 디엔드 작가님의 작은오빠입니다.
작가님을 대신해 글을 남깁니다.
그동안 작가님이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는 걸 알고 있었고, 늘 열심히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정말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며 새로운 작가 활동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하셨더라고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스럽게 디엔드 작가로 시작하셨습니다.
저도 이번에야 디엔드 작가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모든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마치 망치로 가슴을 내리치는 듯한 고통과 함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무뚝뚝하고 다정함이 부족했던 오빠로서, 그동안 네 아픔을 제대로 감싸주지 못하고, 신경 써주지 못해 네가 외롭게 느꼈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다 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여기서 제 이야기는 멈추고 작가님의 소식을 전해드릴게요.
작가님은 지난 13일 금요일, 보호 병동으로 긴급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병원 방문 후 자살 시도를 했고, 의사와 상담사 분들의 권유로 보호 병동 입원을 결정했어요. 계속 힘들어하고 있었지만 여행을 계획하고 내년에는 공부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했지만 이렇게 돼버렸네요.
사실 13일에는 친구 생일을 맞아 1박 2일 부산 여행을 계획했었습니다. 놀러 가서 입을 옷도 사고 옷 언제 오냐고 자꾸 물어보고 했어요. 동생이 그 여행을 얼마나 기대하고 준비했는지 알고 있어서, 오죽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어요.. 잘 놀다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많이 속상하네요…..
직접 글도 쓰고 이런저런 준비를 했더군요. 슬퍼서 많이 울었지만 웃음도 났어요ㅎㅎ 어찌 이렇게 맑고 순수한지. 그렇지 않나요?
입원 다음 날,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울먹이면서 친구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함께 글을 연재하기로 약속했던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또 브런치 예약 글을 취소해 달라는 부탁도 했어요. 전화를 받으며 저는 그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어요.
"괜찮아. 괜찮아. 여기 일은 걱정하지 마. 치료 잘 받고 넌 잘할 수 있을 거야."
일주일이 넘는 글을 미리 예약해 뒀더라고요. 대단하죠? 오빠로서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글을 적다 보니 눈물이 나고, 동생 생각이 많이 나네요. 동생은 이 글들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눈물을 흘렸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병동에서는 추운 건 아닐지, 정신 병동에 지내면서 괜히 더 안 좋아지지는 않을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을지 매일 걱정이 되네요. 부디 잘 지내기를 바라요.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의 무거운 이야기를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동생을 대신해 감사인사를 드리려고 해요. 여러분들 덕에 많이 좋아졌다고 느낀 건 확신해요.
꾸준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김달래 님,
작가를 시작할 때부터 꾸준히 응원해 주시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비관인 님,
꾸준히 응원해 주셔서 작가님에게 큰 도움을 주신 오늘나 님,
진심으로 마음을 나눠주신 ㅎㅇ 님,
작가님의 힘든 마음을 이해해 주시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헤븐 님,
작가님의 아픔을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결고결 님,
힘든 어린 시절을 지나며 살아온 경험을 나눠주시고 응원해 주신 클로이 님,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힘내라고 격려해 주신 이진웅 님,
하경이의 곁을 오래 지켜주신 교실남 님,
응원 한 말씀해 주신 지금 님 그리고 바다 님,
진심 어린 조언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신 김먼지님,
작가님의 글을 정주행해 주시고, 따뜻한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신 Cha향기와찬양Lim 님,
깊은 위로와 진심 어린 조언을 주신 Mel 님.
작가님의 고통을 이해하고자 하는 소중한 마음이 느껴지는 쑥독자 님,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주시고 상세히 조언해 주신 망고 님
등 작가님을 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전합니다.
전 3년간 취업을 위해 먼 곳에 있다가 본가로 돌아왔어요. 3년간 어두운 방 안에 홀로 울며 누워있을 동생을 생각하니 3년간의 성취보다 가장 중요한 동생을 잃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동생이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SOS 신호를 보냈지만 나의 힘듦을 핑계로, 별거 아닌 일이라는 핑계로 외면했던 것 같아요. 하나밖에 없는 보석 같은 딸인 동생이 엄마 아빠와 친하다는 이유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상처받았고, 그 외로움 속에서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았어요. 오빠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제 자신을 자책하며, 앞으로는 동생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그리고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거예요. 동생이 그 누구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과 진심 어린 조언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차가운 병동에서 지내는 동안에도 여러분의 마음과 글이 동생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을 거예요.
처음 쓰는 글이다 보니 제가 전하려던 바가 잘 전달됐는지는 모르겠네요. 퇴원하게 되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품고 작가님이 돌아오길 바라요. 여러분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고 날도 추우니 본인 살피시고 연말 따뜻하게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웃으시고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