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들은 지금쯤 기억 뒤편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가 오랫동안 ‘상식’이라 불러온 것들은 생각보다 오래 버티지 못한다. 지식은 계속 바꾸니까. 새로운 설명이 등장하고, 오래된 설명은 조용히 뒤로 물러난다. 어제까지 정답이던 것이 오늘 수정되고, 오늘의 확신은 내일이면 질문이 된다. 이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역사는 늘 그렇게 흘러왔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내리는 판단이나 선택이 언젠가 돌아봤을 때 시행착오로 보인다고 해서 그건 개인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불완전한 지도를 들고 길을 나섰다면 헤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무엇일까? 완벽한 정답이 나타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불완전함을 안고 한 발 내딛는 일일까?
이 세상에는 근원적인 진리를 완전히 손에 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가장 많은 책을 읽은 사람도, 가장 뛰어난 연구를 한 사람도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고,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실험이 있다. 그들 또한 모르는 영역 위에선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희미한 빛 하나씩을 들고 각자의 어둠을 걷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선택에는 늘 흔들림이 따른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실패의 전조라기보다는 이 시대를 제대로 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결정이 틀렸다는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더라도 이 순간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지도를 고치고, 방향을 조금 바꾸고, 다시 걷는다. 완벽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틀릴 수 있음을 알기에 움직이는 것이다. 용기 있게. 아마도 그것이 역사 속 모든 이가 한 것과 같이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태도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한 문장으로 줄인다면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 누구도 삶의 완벽한 정답을 알고 있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함과, 그럼에도 나아가는 용기를 함께 지니는 것이다.
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