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꺼내 본 가족사진 속 잊고 있던 기억들
천둥아, 번개야.
너희들은 신생아 티를 많이 벗어나 가끔 태어났을 때 사진을 보면
하루하루 얼굴이 많이 바뀌어서 전혀 다른 아이들처럼 보이기도 해.
하지만 아직도 누굴 닮았는지 알려면 시간은 좀 걸릴 것 같아.
그 힌트를 찾기 위해 엄마의 어릴 적 사진을 정말 오랜만에 꺼내보았어.
너무 오랜만이라 엄마도 낯선 엄마의 어릴적 모습들.
아빠와 함께 사진을 보는데
천둥이와 번개는 이런 부분은 엄마의 어릴 때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막상 사진을 보니 너무 안 닮은 거야!
아빠와 엄마는 도대체 우리 천둥번개는 누굴 닮은 것일까 닮은 꼴 힌트를 얻으려다
오리혀 물음표만 한가득 남기고 앨범을 덮을 수 밖에 없었지.
이건 너희들이 차차 커가면서 변해가는 얼굴에 정답이 나타나겠지?
그렇게 닮은 꼴을 찾기 위해 앨범을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 닮은 꼴 찾기는 실패하고 뜻밖의 것들이 눈에 띄더라고.
그건 바로 오랜만에 보는 엄마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었어.
엄마가 기억하는 엄마의 엄마와 아빠의 모습은
이렇게 젊고 아름다웠는데
언제 이렇게 세월의 흔적이 많이 남게 된 것일까.
사진 속 젊은 부부는 누가봐도 그들의 아이와 함께
너무나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아마 엄마와 아빠가 지금 천둥이와 번개와 함께 보내는 행복한 순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겠지.
가끔씩 세상엔 나 혼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에도
내 존재가 우주 속 먼지와 같은 존재인 것을 깨달았다 하더라도
어떤 시절에는 내가 누군가의 전부였고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을
앨범을 보고 참 오랜만에 떠올리게 되었어.
엄마가 남기는 기록들을 나중에 보게 되면
천둥이와 번개도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엄마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3년 6월 23일 금요일
오랜만에 옛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긴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