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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형 수진 Jul 27. 2017

'문송한' 기자의 삽질 연대기

나의 코딩 도전기 



"엑셀도 잘 못해요..."


'데이터저널리즘팀' 소속이라는 내 명함을 받으면 사람들이 으레 하는 말 "와 신기한 거 하시네요" 에 대해서 항상 내가 덧붙이던 말이다. 올해로 기자생활 15년차. 1년 약간 넘는 기간을 데이터저널리즘 팀에 있었지만 솔직히 내 손으로 할 줄 아는 건 거의 없었다. (이 팀 저 팀 파견 근무로 팔려다니기도 했고...) 항상 똑똑한 리서처의 분석에 의지해서 기사를 만들었을 뿐.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지내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1년간의 휴직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휴직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프로그램인 'R' 수업에 등록하는 거였다. 수업은 두 개인데 하나는 R을 통한 데이터 분석 수업 (주로 정형 데이터 분석이고 완전 기초), 또 하나는 R로 하는 텍스트마이닝 수업 (텍스트라는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는 )이다. 


하나하나 배우면서 느낀 건데 나같은 '문송합니다'는 '공돌이'들이 상상도 하지 못한 부분을 모른다. 내가 무얼 '삽질'했는지를 기록하면 나같은 문송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기록을 남기기로 한다. 



IT 공부하면서 '삽질'은 필수

10년간 한 집에서 산 남편은 데이터베이스 관련 업무를 하는 공돌이이고, 아버지도 그 옛날 펀칭카드 시절부터 컴퓨터를 다루던 전산쟁이이고 (어릴 적 나의 연습장은 알 수 없는 코드가  적혀 있는 종이 뒷면이었다) ,심지어  남자사람 친구의 대부분도 공돌이인데 (참 이상한 주위 환경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때 '베이직'을 배우려다 포기한 이후 '이 길은 아닌게벼' 하며 살아왔다. 평생을 '천생 문과생'으로 살아오며 수학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건 어떻게 해서라도 피하며 살아온 나도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걸' 꼭 알아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숙명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나의 문제는 내가 알고자 하는 '이것'이 무엇인지 목표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데이터 분석을 하고 싶은 건지, 본격적으로 코딩을 배워서 뭘 만들거나 개선하고 싶은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이니 그러겠지 싶다. 뭐 그러면 어쩌랴. 월급이 없어서 그렇지 나에겐 앞으로 헤메면서 길을 찾아갈 시간은 많다.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1년 안에 이걸 꼭 해봐야지 하고 세운 목표가 있기는 하다.


1. R을 통한 정형 데이터의 핸들링과 분석에 익숙해진다. 

2. R을 통한 텍스트 마이닝 기술은 중급 이상으로 습득한다.

3. 딥러닝 알고리즘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면 이미지 분석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가본다.

4. R은 엄밀히 말하면 본격적인 코딩이 아니니 언어 한가지를 골라서 완결된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어본다. 

  (아마 스크래치 ㅠ.ㅠ 수준이 될 듯)

5. 아두이노로 드론이나 냉장고(?) 등 사물 인터넷과 관련된 프로젝트도 해본다. 


앞으로 남길 글에는 내가 배우는 교재나 읽는 책에 대한 정보도 되도록이면 많이 담을 생각이다. 나처럼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문송이들을 위함이다. 


물론 삽질로  나의 무덤을 파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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