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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ley Mar 16. 2022

뱅크샐러드는 다시 그로스할 수 있을까?

Codestates PMB 10 | 그로스마케팅


1. 그로스해킹이란?



그로스 해킹은 마케팅 분야에서 많이 쓰기는 하지만(ex. 그로스 마케팅) 마케팅에서만 쓰이는 개념은 아니다. 어떤 문제를 발견해 이를 해결해나가며 성장(growth)을 도모하는 모든 것에 접목할 수 있는 개념이다.


그로스 해킹은 특별히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제품 분석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면 


1. 고객의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하고 (문제 정의)

2. 많은 문제 중 우선순위를 정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가설 설정)

3. 아이디어가 적합한지 검증하는 (가설 검증) 


이 세 과정을 빠르게 반복하는 것이 그로스 해킹이다.



그로스해킹 단골 예시 - Airbnb



(문제 정의)

에어비앤비 팀은 '호스트가 올리는 사진의 퀄리티가 별로라서 방의 컨디션이 안좋아 보이기 때문에 예약 비율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가설을 세웠다. 





(가설 설정) 

해결책으로 '숙소가 될 방의 멋진 사진이 걸려 있으면 예약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가설검증) 

이를 검증해보기 위해 약 600만원 가량의 고가 카메라를 빌려 뉴욕 지역에 등록된 숙소 사진을 직접 촬영해 올렸고, 고품질의 사진이 등록된 뉴욕 지역의 숙소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3배 많은 예약률을 기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한 달 만에 뉴욕 지역의 매출이 2배가 뛰었다. 





다른 몇 군데 지역에서도 테스트를 거쳐 비슷한 결과를 얻은 후 2010년 에어비엔비 전문 사진 촬영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론칭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PM이 갖춰야 할 데이터 역량은?


PM은 data analyst, data scientist 등의 분들처럼 전문적인 수준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보유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떤 데이터를 봐야하는지, 데이터로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지 정의할 수 있어야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직을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 


PM의 필수 역량 중에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자주 언급되었는데,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었다. 팀원들에게 수많은 데이터 중 "적합한" 것을 뽑아내고 인사이트를 도출해 설득할 줄 아는 능력. 그게 PM이 가져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인 것이다. 


그로스 해킹 전략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회를 찾아 끊임없이 개발하고 피드백 받고 수정하기

2. 일반 고객을 추천인(Referral)으로 바꾸기





2.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2017년 가계부앱으로 시작해 자산관리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가계부를 적거나 관련 니즈가 필요했던 사람들이 초반에 유입이 많이 되었다. 2018년, 2019년에 쓰인 뱅크샐러드 관련 다양한 기사와 글을 보면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때 나는 뱅크샐러드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뱅크샐러드와의 인연


내가 뱅크샐러드를 알게 된 건 다름아닌 코드스테이츠 동기 덕분이었다. 뱅크샐러드와 유전자검사에 대해 동기분께서 언급하셨고 "오 유전자검사 신기하다!"하면서 다운받았다. 나는 기존에는 토스를 쓰고 있었는데 핸드폰을 바꾸면서 토스에 계좌연결이 끊어졌다. 다시 연결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인증해야 하며 하필 나는 신분증을 분실한 상태였다. 나에게 있는 신분증이라고는 여권뿐인데 여권으로는 인증이 안되서, 그냥 내가 주로 사용하는 송금 서비스는 은행 앱이나 카카오페이를 사용하고 있었다.


뱅크샐러드를 유전자검사때문에 다운받았지만 나는 앱 구경을 하며 계좌연결이 되는지 시도했다. 은행 한 곳의 1원인증만으로 내 명의의 계좌가 다 연결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은행을 사용중이었는데, 국민은행에 자그마치 20만원이 있는걸 발견했다. 와우 모먼트였다(?)


유전자검사로 유입되었지만 계좌연결이 매우 쉬워서 계속 사용중이다. 동기분이 언급한 유전자검사 덕에 (referral) 다운받았고 예상치 못한 다른 이유로 계속 사용 중(retention)이다. 생각보다 유전자검사 경쟁은 빡세서 하루 700명이 오픈되는데 순식간에 마감된다. 그래서 유전자검사 신청은 2-3주만에 성공했다. 유전자검사로 나는 가까운 지인 2명에게 앱을 다운받으라고 했고 referral 수치에 가담했다.





3. 유전자검사는 그로스 마케팅일까?




'성장정체'라는 우려의 시선


아래의 이미지는 2021년 7-8월 언론에 보도된 뱅크샐러드 관련 기사들이다. 이후 9월 기사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가계부 앱으로 시작했지만 자산관리로 서비스를 확장했고 이제 "사용자 생활 전반을 관여하는 서비스"로 고도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핀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성장이 정체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 뱅크샐러드는 "금융에 생활 접목"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뉴 비전에 걸맞는 뉴 프로모션


유전자 검사라는 유니크한 서비스를 내놓은 이유는 이 새로운 미션에 맞춰 통합 마이데이터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생활의 첫 타자로 건강 탭에 집중했다. 유전자검사라는 뉴 & 빅 프로모션 역시 이 첫 타자를 알리는 강력한 신호탄이었다. 건강검진, 예방접종 기록 데이터를 활용해 한눈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며 예방 접종 기록과 필요 시기도 알려주고 있다. 건강보험공단과 연동해 건강검진 데이터와 병원 방문, 지출 내역 등을 분석해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추천해준다. 외식, 카페인 음료, 음주 등 건강 소비 데이터 알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이후 검사 결과를 가지고도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검사, 그렇게 인기있어?


검색포털에 뱅크샐러드를 치면 제일 상단에 

유전자검사가 함께 나온다. 

유전자검사 서비스는 2021년 10월에 출시했는데 2022년 2월까지 총 5만 여명이 넘는 이용자가 무료로 제공받았다. 하루 선착순 700명 신청받으며, 

경쟁률은 평균 30:1이다. 



유전자 검사, 바이럴 효과를 내는 이유는?


1. "헬시 플레져" 트렌드

2022년 주요 트렌드 키워드로 소개된 "헬시 플레져"와도 결이 맞는다. 소비자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늘었고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고자 한다.


2. 쉬운 공짜 검사

유전자 검사를 원래 하려면 3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뱅크샐러드 검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왕복택배비까지 무료이다. 사용자는 무료로 키트를 받아 침뱉어서 보내면 끝! 1분 설명 영상이 제공되는데 이걸 보면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만큼 쉽다.


3. 재미있는 검사 결과

뱅크샐러드의 유전자 검사 결과는 어렵고 복잡한 의학 용어가 아닌 알기 쉬운 직관적인 설명과 유쾌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모태 다이어터, 타고난 술고래, 스프린터(단거리 질주 능력), 조상님이 들어주는 봉(근력), 울창한 숲(탈모)과 같이 말이다.ㅋㅋㅋ 


유전자검사 서비스 이용자의 87%가 2030세대이다. MZ세대는 이 재미있는 결과를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하였고 서비스가 시작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선착순 경쟁이 치열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뱅크샐러드를 검색해보니 대부분이 상단 게시물 대부분이 유전자검사 관련 글이다.




내가 PM이라면, 

유전자검사 프로모션 이후 어떤 지표를 추적할까?


1. 서비스를 통해 새로 유입된 고객의 수

2. 새로 유입된 고객의 리텐션 (재방문율)

->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이용한 후에도 뱅크샐러드 앱을 이용하는지

3. 새로 유입된 고객의 활동 (핵심 활동으로 이어지는지)

-> DAU, MAU 확인

4. 새로 유입된 고객의 이탈율 / 이탈 전 활동 추적



유전자검사는 그로스 마케팅으로 볼 수 있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늬라고 본다. 

우선 그로스해킹의 핵심 중 하나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유전자검사는 일단 고비용이다. 그리고 고비용을 들인만큼 고효율을 냈는가? 이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이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로 인해 유입된 새로운 유저의 수와 이들의 리텐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리텐션도 단순히 앱을 지우지 않은 유저/ 계좌연결 후 송금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 금융 서비스를 둘러본 유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 유저로 나누어서 체크해볼 수 있다.





4. 마무리



뱅크샐러드 남은 과제는?


뱅크샐러드가 이번에 큰 비용을 들여 무료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새로 유입된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가 사용하는 다른 금융서비스가 제공하는 서비스 경험 +a를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일단 뱅크샐러드는 +a를 건강이라는 주제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생활을 노리지만 생활의 시작으로 건강을 잡았다. 그런데 지금 새로 서비스를 하려는 분야가 마이데이터 사업인데 법적인 제한으로 인해 이것으로 돈을 벌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금융 당국은 핀테크에 대해 냉소적이다. (금소법 시행, 핀테크 규제) 돈이 되는 보험이나 대출과 같은 금융상품에 엮을 수 있는 마이데이터를 고민하고 있을텐데, 당장의 흥미로운 바이럴로 유입된 고객을 붙잡을 수 있을지 약간의 우려는 된다.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내자면, 토스에서는 "혜택" 카테고리에서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제공한다. (위 이미지 참고) 예를 들어 만보기 서비스로 하루 최대 140원을, 행운퀴즈를 풀면 100원 안팎의 돈을, 사이트를 방문(3~4개)해서 각 10원을 준다. 만약 뱅크샐러드가 건강과 더 접목을 시키고 싶다면 지금 있는 건강 -> 습관에서 각 습관을 인증하고 소정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진행해도 앱테크를 하는 유저들이나 굳이 습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기존 유저들에게 서비스를 사용할 동기를 제공할 것이다.






[참고자료]

에어비엔비 그로스해킹 사례연구: https://youtu.be/nzGGWoJky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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