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성곽도서관
고풍스러운 다산성곽길을 걷다 보면 자그마한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600년 한양도성 끝자락에 위치한 다산성곽도서관이다.
도서관 이름에 '다산'이라고 되어 있어 다산 정약용 선생님과 관련이 있나 했지만 동네가 다산동인 이유였다.(정약용도서관은 남양주에 위치해 있다.)
2021년 5월에 개관한 다산성곽도서관은 주민들의 의견이 듬뿍 들어간 사랑방 같은 곳이다. 다산공영주차장 지상을 리모델링해 도서관을 지었다. 3층 전체를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야외공간도 문화공간으로 새 단장했다. 다산성곽도서관은 지역 주민의 아이디어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어졌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을 도서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1층이 아닌 2층으로 들어서게 된다. 다산성곽도서관은 언덕에 지어져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를 이용한 1층 열람실은 개방감이 오히려 더 좋다.
독특한 구조를 이용해 2층에서 1층까지 복도식으로 서가가 이어진다. 2층부터 1층 천장까지 이어진 책장이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책장 사이에 틈을 주어 화분을 배치하고 실내 정원이 보일 수 있도록 해 답답함을 덜었다.
복도식으로 된 서가는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되어 있다. 경사로에 곡선을 살린 책장은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한 매력적인 책장이다.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서가는 사이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한 흔적도 엿보였다.
2층의 실내정원과 1층의 야외테라스는 다산성곽도서관을 찾은 첫 번째 이유가 될 듯하다.
야외테라스에 카페에서 본 듯한 폴딩도어를 설치해 다소 좁아 보일 수 있는 도서관을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했다. 폴딩도어가 열린 야외테라스는 카페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성곽 전망이 있는 야외테라스는 산들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 잔과 함께 독서를 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이 전망 좋은 카페인지 도서관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1층과 2층이 실내 정원과 책이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라면 3층은 다락방 같은 느낌이다.
마루에 개인 좌식 의자가 놓여 있는 곳도 있고, 와이드 한 통창을 통해 한양도성과 산이 보이는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좌석도 있다. 도서관 어디에서나 성곽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1인 좌석은 아늑함을 주기 위해 책장으로 좌석을 분리했다. 좌식이라 오래 앉아있기엔 불편할 수 있겠지만 낭만 있어 보인다.
도서관과 연결된 한옥 옥외마당에서는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유서가가 있다. 한옥 옥외마당은 한옥 지붕 아래에 있는 책장에서 책을 골라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야외 공연이 열릴 때는 무대로 사용되기도 한다. 독서와 휴식 그리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한옥 옥외마당 관중석인 계단형 독서 쉼터 위로 삼색 캐노피가 설치되어 있다. 화사한 삼색 캐노피는 낮에는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고 밤엔 조명 빛을 받아 이색적인 공간이 된다. 햇볕을 받은 캐노피도 멋졌지만 밤에 더 근사할 거 같았다.
계단형 독서 쉼터 위로 올라가면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따사로운 햇볕을 막아주는 캐노피 아래 빈백 의자에 앉아 하늘 아래 펼쳐진 서울 전경을 보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다.
다산성곽도서관은 규모는 작지만 북 큐레이션이 다양하다. 독서 문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하는 작지만 알찬 공간이다. 다산성곽도서관은 책을 읽지 않더라고 방문해보고 싶은 도서관 중 하나다. 다산 성곽의 고풍스러운 외벽과 싱그러운 숲 카페에서 계절을 느끼며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편안하고 독특한 매력이 있는 다산성곽도서관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각오해야 한다. 공영주차장이 있어 차를 타고 와도 되겠지만 골목과 성곽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길 추천드린다.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더위가 지가고 코끝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계절, 가파르지만 다정스러운 경사길에 올라 한양도성 성곽길을 걸어봐도 좋을 듯하다. 성곽길을 걷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산성곽도서관은 꼭 들러봐야 할 도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