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까와 함께 하는 '꽃들에게 희망을'
지난주부터 목이 이상하더니, 이제는 왼쪽 콧구멍이 막혔다. 감기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데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같은 날씨에 감기라니. 누워도 몸이 편치 않고 찌뿌둥하고 입맛도 없고 자꾸 쳐진다. 의기소침 상태다. 예민하긴 해도 내 몸을 아는지라 자고 일어나거나 좋아하는 책 보거나 기분 좋은 일을 만들면 나아지는데, 2주간 무기력이다. 좋아하는 책을 보기에는 체력이 떨어졌고 가만히 있어도 콧물이 나오려 해서 불편하고 귀걸이를 받았는데도 잠시, 곧 시큰둥.
그러다가 어제 집에서 가져간 고무장갑 끼고 오랜만에 학원 대청소를 했다. 말이 대청소지 그동안 미뤄뒀던 청소를 한 거다. 청소기 밀고 책상 닦고 화장실 변기 청소까지. 마음도 깔끔. 옥시 제품이 있기에-다른 샘이 예전에 사다 놓은 듯- 다시 내려놓고 퐁퐁 부어 변기를 청소했다. 기분은 좋다. 무언가를 치우고 난 홀가분한 느낌!
집에 와 메일을 보니 월드비전 소식지가 와 있다. 내용 확인하다 눈에 들어온 캠페인. 처음 듣는 '꾸까(kukka)'-국내 최대 플라워브랜드라네-가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소녀들에게 줄 면생리대 캠페인을 함께 한다는 기분 좋은 소식이었다. 꽃 사진에 자동적으로 클릭. 질러 버렸다. 이럴 때는 제어가 되지 않는다. 한 푼이 아쉬운 판에 거금 삼만 원 가까운 돈 투자. 면생리대는 만들어서 다시 월드비전에 보내고 나는 꾸까로부터 꽃다발을 받는다. 히히, 기분 좋은 기부!
나에게 꽃을 선물하고 싶었다. 어려서 사택에 살 때는 정원에 팬지, 칸나, 천리향, 분꽃 등이 피어 있었다. 어머니가 직접 가꾸시기도 하고 저절로 난 건 아니겠지? 그래서 그런지 꽃을 좋아한다. 길에 핀 장미에 눈길이 가고 어느 땐 길 가다가도 폰 카메라에 담고. 흐뭇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저소득층 소녀들이 생리대를 사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먼 곳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내가 사는 이곳도 마찬가지구나 싶다. 벌써부터 휴대전화 배경 화면과 카톡 프사에 꾸까 꽃사진을 올려놓고 기대 중. 꾸까는 핀란드어로 꽃이라는 뜻이란다. 대표 이사님의 기업 철학이 마음에 든다. 없는 살림에도 꽃무늬가 있는 이불, 옷가지 등으로 딸 정서를 만져주신 어머니. 꽃을 선물하기 좋아하고 꽃을 받는 거, 보고 느끼는 거 다 좋아한다. 새로 꽃집이 생기면 괜히 가보고 싶고 어떤 꽃이 안에 있나 확인하고 싶다. 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의 향기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대도 조물주의 솜씨는 기가 막히다. 버스 정류장에 서서 본 새파란 저녁 하늘, 연분홍 작은 꽃잎들. 전봇대 위에 가지런히 앉아 친구에게 소리치는 새들까지. 모두가 사랑스럽다. 나도 그분이 창조하신 예쁜 꽃이다. 기운 내자. 으음, 기다리다 보면 환한 꽃다발을 받아보겠지? 신난다. 가끔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 필요하다. 또한 고마운 이들에게도 작은 선물로 마음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소중한 일이다.
오늘도 기운 내고, 완벽할 필요 없어. 그냥 그대로도 예뻐요. 좀 부족해도 괜찮아요. 다들 감기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