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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Feb 20. 2019

내 휴대폰에 관하여

뉴질랜드에 살며 쓰는 어플

나는 아이폰을 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폰 8을 쓰고, 24개월의 약정이 걸려 있다. 나는 총 8달의 할부금을 납부했고 지금은 16달을 남겨 두고 있다. 앞의 말은 나는 벌써 이 휴대폰에 질려 있으며 할부금은 나를 여전히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했다.


모든 스마트폰이 그렇듯, 그리고 아이폰은 특히 더욱, 바탕화면에 나와 있는 아이콘을 폴더에 넣어 정리할 수 있다. 내 폰에는 총 14개의 폴더가 있고, 폴더 밖으로 나와 있는 어플 아이콘은 총 15개가 있다. 아직 귀찮아서 분류하지 않은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각 폴더에 어떤 어플이 들어 있는지에 대해 쓸 것이다. 아래를 참고하길 바란다. 내가 설명하기 지루한 것은 지웠다.


Social - Whatsappp, 메시지, 카카오톡, 트위터, 메일, 페이스타임, 브런치, 페이스북 메신저

Whatsapp:  내 하나뿐인 외국인 친구와 소통하기 위해 설치했다. 그는 나를 위해 카카오톡을 깔았다.

트위터: 내가 휴대폰을 쓰는 이유 중 팔 할을 차지한다.

페이스타임: 사람들이 왜 쓰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페이스타임이나 페이스톡처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서로 얼굴을 보여 주는 방식의 대화는 평생 익숙해지지 못할 것이다. 눈을 어디 둬야 할지 여전히 모른다.

브런치: 얼마 전 작가가 됐다. 내가 글을 쓰는 건 누군가가 읽어 주길 바라서다.

페이스북 메신저: 대체 왜 페이스북을 웹페이지로 열었을 때에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없지?


Photograpy - 앨범, 카메라, 푸디, 스냅시드

푸디: 딱히 필요 없는 어플인데, 나는 노란색을 좋아한다.

스냅시드: 멋진 필터가 많다는 말에 혹해 설치했는데, 사실 잘 안 쓴다. 하지만 어플 아이콘이 마음에 든다.


Journey/Travel - 구글맵, 우버, Track My Bus, 스카이팀, 대한항공, 중화항공, 에어비앤비, AT Mobile, AT Park

구글맵: 내 목숨을 여러 번 살렸다. 나는 길치지만 남의 말을 잘 따르는 길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버: 시간 엄수가 해이해졌을 때 가장 많은 멍청비용을 지불한 어플이다.

AT Park: 파킹 머신으로 가지 않고 차에 앉아 돈을 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편리한 일이다.


University - Student, AucklandUni


Workout - Nike Training, FitDay, Zombies, Run

모든 어플은 장황한 목표와 불타는 의지에 의해 설치되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한번도 실행되지 않았다.


Language - Der Die Das, Duolingo, VocabularyMagoosh, Drops, Dictionary, 시원스쿨, Phrasebook

Der Die Das: 레벨에 따라 독일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다. 나는 성별이 지정되어 있는 모든 명사가 싫다. 그렇다고 중성 명사가 좋은 것도 아니다.

Duolingo: 모종의 이유로 나는 듀오링고를 2주 쓰고 2주 쉬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듀오는 듀오링고의 마스코트 올빼미인데,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듀오의 먹이 버그 Bug를 먹었다고 한다. 귀여운 방식이다.

VocabularyMagoosh: 영어 단어 학습을 위해 깔아 둔 어플이며, 자주 쓰지 않는다. 하지만 꽤나 유용하고, 추천할 만하다.

Drops: 하루 5분 동안 이 어플로 단어를 공부할 수 있다. 나는 독일어를 공부하는 중이며, 역시 모종의 이유로 2주 쓰고 2주 쉬는 짓을 반복한다.


Finance - 카카오스탁, 핀다, AIM, 스마트계좌개설, M-able

핀다: 금융상품을 소개해 준다. P2P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핀다코인을 모으는 재미로 쓰고 있다. 핀다뉴스라고 매일 다섯 개 정도의 금융/경제 관련 뉴스를 소개해 주는데, 유용하다.

AIM: 포브스 선정 여성 창업자가 이끄는 탑 60 글로벌 테크 스타트업 중 한국 여성이 개발한 어플이다. AI를 통해 투자 상담을 해 주는데, 최소 투자 금액이 300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아직 쓸 수 없었다.


한국용 - KakaoBus, KakaoMetro, Kakao T, CJ ONE, L.POINT, LOTTE DUTY FREE, 고속버스모바일, MobileTworld, KakaoMap, 해피포인트, CGV, 우체국

한국 가면 쓴다.


Extras - VoiceMemos, Find iPhone, Calendar, Reminders, Files, Stocks, Health, Wallet, iBooks, Weather

이 글을 쓰면서 처음 이 어플들의 이름을 모두 읽어 봤다. 그 중 Stocks는 꽤 유용해 보인다. Wallet은 애플 페이도 제공한다. 하지만 앞으로도 쓸 것 같지는 않다.


Life - NaverCalendar, SoundHound, CamScanner, iHeartRadio, WidgetCal, Clue, Clock, Calculator, Trade Me, Measure, UberEats

SoundHound: 매장이나 길에서 흐르는 음악을 들려 주면 알아서 찾아 준다. 놀랍도록 내 인생에서 필요한 어플이었다.

CamScanner: 카메라로 서류 사진을 찍으면 마치 스캔한 것처럼 이미지가 생성된다. 자주 이용하지는 않지만 아주 유용하다.

WidgetCal: 아이폰 위젯 화면에 띄울 수 있는 달력이다. 나는 생각보다 달력을 많이 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Clue: 몸 상태, 생리 주기를 입력하면 알아서 주기를 계산해 주고 배란기와 PMS 기간을 예측해 준다. 여성 창업자가 만든 어플이며, 놀랍도록 정확하다. 하지만 나는 주기가 그것보다 더욱 들쭉날쭉한 사람이다.

Clock: 애플 기본 어플인데, 시간이 감에 따라 시침/분침/초침도 움직인다. 나는 이 사실을 오랫동안 모르고 살았고, 지구에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존재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Reading/Study - 예스24 eBook, Newshub, TED, Bloomberg, Libby, Podcasts, Serial Reader

Libby: 뉴질랜드 전역의 도서관 전자책 대여 어플이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책을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Serial Reader: 고전을 여러 챕터로 쪼개 평균 하루 12분 정도의 분량으로 읽을 수 있다. 영문 고전을 읽을 수 있고, 역시 휴대폰으로 책을 보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제인 에어를 읽고 있다.


Games - Two Dots, Florence, Soul Knight, Cat Bird, Helix Jump, Lost Island, -look-, BaconEscape2

Two Dots: 나는 뉴질랜드에 2015년에 처음 왔고, 그때 이 게임을 시작해 아직 하고 있다. 내 주변 모두에게 추천했고 모두 3개월 안에 관뒀지만, 나는 이 게임을 죽을 때까지 할 생각이며 언젠가는 주식을 사고, 더 언젠가는 입사를 할 것이다.

Florence: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그 그림책을 게임으로 풀어 놓은 것이다. 유료 게임인데, 스토리는 단 하나의 엔딩을 가지지만 나는 주기적으로 이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해 보곤 한다.

Cat Bird: 날개 달린 고양이가 미로를 빠져나가는 게임이다. 잘 못한다. 하지만 캐릭터가 귀엽다.

BaconEscape2: 1을 재미있게 했다. 1을 플레이하면서 이미 질렸는데 2가 출시했다는 소식에 의리로 설치해 뒀다.


Entertainment - 다음웹툰, Webtoon, Netflix, YouTube

Webtoon: 네이버 웹툰 어플이다. 무슨 배짱으로 웹툰이라는 글자만 써놓은 건지.


Money/Bill - KB스타뱅킹, 카카오뱅크, ASB Mobile, Fortune City, 2degrees, 케이뱅크, 거래용, Westpac One

Fortune City: 가계부 쓰는 습관을 들여 조금 더 경제적으로 살기 위해 설치했는데, 타이쿤 형식으로 내가 돈을 쓰면 건물이 생기고 일할 시민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방식이라 나는 게임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Free floating applications - Things, 챌린저스, App Store, Safari, 주택청약정보(..., 다방, 다음 부동산, 네이버 부동산, 공공임대알림, 부동산정보, 의안정보, SEEK Jobs, Indeed

Things: 일정 관리 어플로 좋다. 유료 어플이었는데, 올해 다이어리를 사지 않는 대신 이 어플을 깔아야겠다고 마음먹고 구매했었다. 그리고 2주 뒤 까맣게 잊고 팀앤팀 다이어리를 바로 구매했다. 사실 메모 어플을 더 많이 쓰지만, 프로젝트 기능이나 분야를 달리 해 to-do list를 새로 만들 수 있는 기능은 잘 쓰고 있다.

챌린저스: 돈을 내고 습관을 만드는 어플이다. 목표 챌린지에 돈을 걸고, 정해진 기간동안 열심히 인증사진을 찍어 인증하면 내가 건 돈을 모두 받고 소정의 상금도 받는다. 대부분의 챌린지가 2주의 기간이 있고 얼마전에 100일 챌린지가 생긴 것을 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어플이 떠다니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요즘은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인데, 이 글을 쓰면서 시간을 알차게 보낸다는 것은 생산성이 0에 수렴하는 일을 할 때도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글을 스쳐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시간을 허투루 쓰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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