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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지영 Jan 14. 2022

<투 핫 Too Hot>, 성욕보다 더 뜨거운 것!

세상에 쿨한 사람은 없다! '욕 먹기 싫은 욕구' vs ?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중 하나인 <투 핫 too hot>

미국 편, 브라질 편, 라틴 아메리카 편... 이제 미국 편은 시즌3 방영을 앞두고 있다. 


프로그램의 배경은 이렇다. 

서로 섹스해라! 해라! 하는 분위기를 대놓고 만들어 놓은 후, 섹스는 절대 안 된다!라는 룰이 적용되는 곳.

성적인 접촉은 '규칙 위반'이며, '벌금'으로 이어진다! 


어머어마한 액수의 상금을 걸고, 섹스를 포함한 어떠한 성적인 신체적 접촉이 발생하면 벌금 형식으로 상금이 깎인다. 출연자들은, 난잡한 성교 파티를 상상하며 모였다가 모두 멘붕!


이국적인 장소에서, 매력적인 젊은 남녀가 거의 옷을 입지 않고 24시간 붙어 지낸다. 

당연히 규칙 위반은 수시로 벌어진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게 규칙 위반을 하던 출연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한다. 

"그냥 할까? 아님 상금을 위해 참을까?"


물론 스킨십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상금'이다. 

그런데, 어차피 그 상금은 처음부터 이들의 목적이 아니었다.

참가자들은 상금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로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그저 매력적인 이성을 만나 사랑을 하고 싶어 모인 것이다. 

상금은, 참가자들의 성욕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갑자기 폭탄처럼 터지는 반전이다! 


그보다 더 강력한 원동력, 

이들이 자신들의 본성을 억누르고, 매력적인 이성과의 스킨십을 자제할까 말까 고민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내 옆사람의 비난을 받고 싶지 않은 마음, 다른 사람에게 욕먹고 싶지 않은 마음"

이다. 


<투 핫> 브라질편 참가자들


세상 쿨하기 그지없는 <투 핫> 브라질 편 참가자들이, 사실은 그 어느 편에 출연한 참가자들보다 훨씬 더 '주변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당당히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추구할 것 같은 그들이었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눈치를 많이 보고 있었다! 


<투 핫> 브라질 편에서는, '규칙 위반'의 항목 안에 '섹스'가 포함된다. 

한밤중에 여자들은 상의 탈의, 남자들은 하의 탈의를 한 채로 다 같이 수영장 물에 들어가 파티를 벌인다. 

(대체 누가, 넷플릭스 <솔로 지옥>이 한국 판 '투 핫'이라고 했던가!)


브라질 편 출연자들은 확실히 더 핫hot 했다! 진짜 프로그램 제목처럼, TOO HOT!


그런데, 재미난 것은, 다른 어느 시리즈에서보다도 '주변 사람의 눈치, 아는 사람의 눈치, 친구의 눈치'를 가장 많이 보는 것 또한 바로 브라질 편 참가자들이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이 넘치는 성욕보다 더 참을 수 없어한 것은, 

나의 행동으로 인해 상금이 깎여서 친구들이 실망하고 비난할 때,  

또는 나의 행동이나 말이 누군가에게 불쾌감이나 불편감을 주었을 때,


나에게 가해지는 주변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이다. 

나를 이상한 사람,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가는 여론, 나의 잘못에 대한 재판의 현장! 

모두가 함께 생활하기에 나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은 즉석에서 바로바로 전달된다! 


그래서 참가자들의 눈물도 가장 많이 터져 나온 시리즈가 되었다!!! 

친구 눈치, 다른 참가자 눈치를 얼마나 많이 보는지! 그전의 당당하고 쿨한 모습은 어디 갔는지!


그 어떤 것보다 이들의 본성과 욕구를 자제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상금 자체도 아니고,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람들도 아니었다!

바로, 그들의 옆 사람, 같이 있는 다른 참가자들이었다. 




최근 동네 커뮤니티 카페에 가입하여 몇 번 글을 남긴 적이 있다. 

주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무난한' 주제의 글이었다.

무난한 주제에는 편안하고 평화로운 댓글들만 달린다. 


그런데, 종종 '무난하지 않은 주제'의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면 격렬한 댓글들이 달린다. 

심한 욕까지는 하지 않지만, 글에서도 격한 감정들이 느껴진다.


나는, 무난한 주제만 골라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격렬한 싸움은 지켜보는, 그런 축에 속했다.

격렬한 싸움에는 말리고 싶지 않다....

애초에 무난하지 않은 주제는 올릴 생각도 하지 않고,  무난하지 않은 주제에는 댓글도 달지 않는다.





<투 핫> 참가자들이 대단한 것은,

그 전쟁 같은 '무난하지 않은' 현장에서,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남아 어떻게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는 점.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행동한다는 점!
그 결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사랑"을 찾는 것!



다른 사람의 부정적 의견을 듣는 것, 

나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을 듣는 것은,

아무래도 어렵고 고통스럽다.

이것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적응될만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나의 진심을 표현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것,

이러한 용기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투 핫> 참가자들이, 마냥 다른 참가자들의 비난과 감시에 주눅이 들어 있었다면, 사랑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가장 욕을 많이 먹었지만, 유일하게 '찐 커플'이 된 '브렌다'와 '마테우스'

<투 핫> 브라질 편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었던 '브렌다'와 '마테우스' 커플.

규칙 위반을 가장 심하게 많이 하면서, 다른 참가자들로부터 미움을 많이 샀다. 

그로 인해 눈치도 많이 보고, 눈물도 보였지만,

결국 이들은 최종 선택에서, '찐 커플'로 거듭났다. 


<투 핫>이 보여준 것, 

첫째, 세상 쿨해 보이는 사람들에게도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

둘째, '다른 사람의 비난을 피하고자 하는 욕구, 욕먹기 싫은 욕구'에만 몰두하다 보면, 또 다른 중요한 욕구, 이를 테면 '사랑'에 대한 욕구는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


세상에 쿨한 사람은 없다.

욕먹고도 아무렇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다만, 욕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위축되어, 더 중요한 가치를 놓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때로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나 자신을 던져야 하는 그런 순간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남에게 욕먹기 싫어서 욕먹지 않을 행동만 골라서 하는 사람만 존재한다면, 

과연 이 세상이 움직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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