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내 불행이 내 사람들에게 묻어질까봐
새우처럼 등을 굽히고 살기 시작했다.
밤새 씻어내도 땀구멍으로
스믈스믈 새어나오는 검은 연기가
나를 채워버릴까봐
아침이면 난 웃어보인다.
내게 닥치는 일련의 사고들은
나와 그 사이에 dmz 거리를 만들고
멀어져간 사람들이 내겐 있다.
처음엔 내 불행의 냄새가 사그러질때면
다시 돌아오겠지.
미련을 알처럼 품고 기다렸다.
하지만 깨져버린 알을 보고 알아버렸다.
그들도 내 아픔이 그들의 인생에 스며들까
겁이났던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또 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내 아픔이 묻어날지라도,
내 슬픔이 스며들지라도,
용기있게
떠나지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것.
굽혔던 새우등을 펴도
내 슬픔이 네게 전염되지 않게
내 불행이 너에게 묻어나지 않게
내 모공한개한개에서
구린내가 나지 않게
마음을 밝혀본다.
가슴을 열어보인다.
정화될 수 있도록
한껏 희석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