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3일 수요일
수요일 아침, 베란다로 나가다가 발걸음을 멈췄어요.
작은 화분 구석, 틈새에서 작은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거든요.
어떻게 이런 곳에서?
물도 제대로 없고, 흙도 거의 없는 이 메마른 틈새에서 어떻게 싹을 틔운 걸까요?
한참을 쪼그려 앉아 그 작은 생명을 바라봤어요.
8월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꿋꿋이 잎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죠.
"너도 이 더위를 견디고 있구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는 길, 아이가 물었어요.
"엄마, 오늘도 더워?"
"응, 오늘도 많이 덥대. 그래도 물 많이 마시고 잘 놀다 와."
"알았어! 엄마도 물 많이 마셔!"
4살 아이의 걱정이 귀여우면서도 가슴 한편이 뭉클했어요.
이렇게 작은 아이도 엄마를 걱정할 줄 아는구나.
집에 돌아와 다시 그 새싹을 봤어요.
조그만 물뿌리개로 조심스럽게 물을 줬죠.
"힘내. 너도 자라고 있잖아."
새싹에게 하는 말인지, 나에게 하는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점심을 먹으며 생각했어요.
육아도 이 새싹 기르기와 비슷한 것 같다고.
때로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신이 안 설 때가 많아요.
특히 요즘처럼 더운 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죠.
"집에서 시원하게 있으면 좋을 텐데..."
"친구들이랑 잘 놀고 있을까?"
오후 2시, 어린이집에서 사진이 왔어요.
아이가 물놀이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죠.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잘 자라고 있었어요.
틈새의 새싹처럼,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있었던 거예요.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오는 길.
"엄마! 오늘 물놀이했어! 진짜 재밌었어!"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어있었지만, 아이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어요.
"그래? 어떤 게 제일 재밌었어?"
"친구랑 물총 쏘기! 내일도 할 거야!"
집에 와서 아이와 함께 베란다 새싹을 봤어요.
"우와, 엄마 이거 뭐야?"
"새싹이야. 여기 틈새에서 혼자 자란 거야."
"진짜? 대단하다! 아기 나무야?"
아이가 조심스럽게 새싹을 만져봤어요.
"엄마, 이거 목마를 것 같아. 물 줘야 해!"
4살 아이의 눈에도 생명을 돌보는 마음이 있구나.
저녁을 먹으며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나도 저 새싹처럼 자라고 있어?"
"그럼! 우리 아기도 매일매일 자라고 있지."
"그럼 엄마도?"
"응, 엄마도 자라고 있어."
아이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어른도 자라?"
"응, 키는 안 크지만 마음이 자라."
그 순간 깨달았어요.
아이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나도 엄마로서 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잠들기 전,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내일도 새싹 물 주자."
"그래, 같이 돌봐주자."
뜨거운 한낮을 견딘 후에 찾아온 시원한 밤.
틈새의 새싹도, 우리 아이도, 나도.
모두 이 여름을 나름의 방식으로 견디며 자라고 있었어요.
완벽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때로는 부족함을 느끼면서도,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가장 척박한 곳에서 피어난 꽃이 가장 강인합니다.
틈새라는 한계가 오히려 더 깊은 뿌리를 내리게 만들어요.
완벽하지 않은 환경을 탓하지 마세요.
우리 아이들도, 우리도, 주어진 자리에서 충분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도 무더운 여름을 견디고 있는 당신, 정말 수고했어요.
당신도, 당신의 아이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성장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