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을 수 없는 순간들

2025년 8월 12일 화요일

by 여성예 마음찻잔

"우리가 행복한 사진을 찍는 건, 훗날 나이든 후에도 '나는 행복하게 살았어'라고 믿을 수 있는 증거를 남기고 싶어서인 것 같아."

마음의 편지



화요일 아침, 오늘도 아이를 등원시키고, 요즘 ..참 감정이 이상하죠.


계속 두통이 있기 때문인지,

대학병원을 옮기고 다시 뇌MRI 부터 피검사부터 시작해서 치료에 들어갈 준비를 해서인지..

무언가 치우고 정리하고, 마음을 비우고 이완하고..

여러 생각과 마음이 드는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청소를 하다, 오래된 앨범을 정리하다가 손을 멈췄어요.



"우리가 행복한 사진을 찍는 건,

훗날 나이든 후에도 '나는 행복하게 살았어'라고 믿을 수 있는 증거를 남기고 싶어서인 것 같아."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힌 메모가 사진 뒤에 붙어있었어요.

"소풍가서 귀여운 동생들이랑"


아마 어릴 적 제가 적은 것 같은데, 맞춤법은 엉망이지만

그 마음만큼은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답더라고요.



빛바랜 카메라 그림을 보며 생각했어요.

우리는 왜 사진을 찍을까?


순간을 붙잡고 싶어서?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아니면 정말 미래의 나에게 "우리는 행복했어"라고 증명하고 싶어서?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 갤러리를 열어봤어요.

수천 장의 사진들. 그중에 정말 행복했던 순간은 얼마나 될까요?



가장 행복했던 사진들은 오히려 흐릿하거나 흔들렸더라고요.

완벽한 포즈를 취할 겨를도 없이 순간을 즐기느라 바빴던 그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진짜 웃음을 터뜨렸던 그 순간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봤어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그냥 눈으로만 담았어요.



때로는 렌즈를 통해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직접 담는 게 더 선명할 때가 있잖아요.



오후에 엄마와 통화를 했어요.

"요즘 사진 안 보내주니?" 엄마가 물으셨죠.


"엄마, 요즘은 사진 찍는 것보다 그냥 사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래도 가끔은 찍어둬. 나중에 보면 다 추억이야."



엄마 말씀도 맞아요. 하지만 요즘 깨달은 게 있어요.

행복한 순간을 포착하려다가 정작 행복 자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저녁을 준비하며 라디오를 들었어요.

"요즘 사람들은 음식 사진 찍느라 정작 따뜻할 때 못 먹는다"는 DJ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죠.


정말 그래요. 우리는 '기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경험' 자체를 놓치곤 해요.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를 기록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거라는 것.



사진 천 장보다 진짜 웃음 한 번이,

완벽한 구도보다 불완전한 순간의 진심이, 기록된 행복보다 경험한 행복이 더 소중하다는 것.



8월의 어느 화요일. 오늘은 사진기를 내려놓고 눈으로,

마음으로 세상을 담았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은 찍을 수 없는 순간들이라는 것을.


미래의 내가 오늘을 떠올릴 때, 사진이 아니라

감정으로, 온도로, 향기로 기억하게 될 거예요.




오늘의 마음 PT


우리는 순간을 붙잡으려 애쓰지만, 때로는 놓아주는 것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렌즈를 통해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직접 바라볼 때, 가장 선명한 추억이 만들어져요.


오늘 하루, 핸드폰을 조금 내려놓고 눈으로 직접 세상을 담아보세요.


완벽한 사진보다 불완전한 경험이, 기록된 행복보다 살아있는 순간이 더 소중합니다.

미래의 당신이 기억할 건 사진 속 포즈가 아니라, 그때의 웃음소리와 따뜻함이에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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