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에 고 구본형 선생이 써주신 칼럼을 인용해, 제 소개를 대신합니다.
나는 이 아이를 '진짜 젊은이'라고 부릅니다.
내가 이 아이를 만난 것은 2006년 봄이 시작될 때였습니다. 벚꽂이 지천으로 흩날리는 남해도 남쪽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이 여자아이를 처음 보았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곳에서 연구원들 전체 모임을 가졌는데, 연구원들 중에서 가장 어렸습니다. 이 아이를 보면 가지가지 재미있는 실험과 모색의 이야기로 가득한 커다란 꿈자루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재미있는 아입니다. 나는 이 아이를 좋아합니다. 진짜 젊은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학교 다니는 동안 호주에서 1년 간 일을 하며 보냈습니다. 농장에서도 일하고 거리에서 팬풀륫을 불어 먹을 것을 해결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냈습니다. 시시한 어학연수가 아니라 진짜 '젊은 방황'이었지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무전여행을 하기도 하고 '나'를 연구하기 위해 지리산에서 한 달간 단식을 하며 자신의 천직을 끊임없이 찾아 다닙니다. 몇 개월간의 만만찮은 트래이닝을 거쳐 히말라야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며 '살아있음'에 대한 절정감을 느꼈겠지요. 어느 날 한숨을 쉬며 '나도 한 번 해 보고 싶은데'하는 것들을 그녀는 온 몸을 던져 실행합니다. 그녀의 전문 분야는 '행동'입니다. 그녀는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실천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그녀의 화두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을 불지르는 것‘, 그리하여 스스로를 '방황 전문가'라고 부릅니다.
그녀는 10년간 방황한 경험을 살려 '방황학개론'을 썼습니다. 그녀는 글을 쓰면서 알았을 것입니다. 그 시절, 그 순간에는 그야말로 혼란의 연속이던 것들이 돌아보면 하나의 줄거리를 이룬 것처럼 보일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했으며, 모든 것이 '적시'에 일어났다는 것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두려움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는 흥분의 다른 말이며, 불안은 살아있음을 계속할 용기라는 것도 말입니다. 그러므로 순간순간 삶의 떨림과 충만함을 따라가야 한다고.
모든 사람이 다 벼랑 끝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데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벼랑 끝에서 뛰어 내리지 않고 하늘을 나는 새는 없습니다. 이 아이는 날아오르기 위해 수 십번이고 뛰어내릴 것입니다. 나는 이제 겨우 그녀의 진짜 여정이 시작되었다는 걸 압니다. 그녀는 앞으로도 자기가 살아 있다는 것을 수없이 확인하고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이 아이의 가슴에는 순치되지 않은 싱싱한 '날 것'이 있습니다. 죽일 수 없는 젊음이 있어요. 그녀에겐 꿈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그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믿습니다. 무엇이 되든 결국 그녀는 '그녀'가 될 것이고 자신의 삶을 모험처럼 즐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나는 오늘 그녀에게 짧은 편지를 씁니다.
"축하한다. 하고 싶은 떨림을 찾아 나선 모험 길에,
드디어 마음대로 작동하는 우주 하나가 생겨났구나.
젊은 심장은 숨 쉴 더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무한을 갈망하기 때문에 가두어 둘 수 없다.
늘 아무 것도 없고 무엇인지 모를 '어떤 것'을 갈구한다.
그 '어떤 것'은 느닷없이 우리를 찾아와 놀라운 체험을 겪게 한다.
그 체험이 바로 삶이다. 너의 삶은 수많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찰 것이다.
아, 인생을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우는 일. 그 일보다 신나는 일이 어디 있겠느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내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인 것을…
나는 언제나 고함을 질러 너를 응원한다."
(*본 글은 고 구본형 선생이 생전 김글리 저자에게 쓴 편지와 칼럼을 인용해 재편집 한 글임을 다시한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