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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어떻게 죽을지 알면 어떻게 살지도 알게 된다

by 김글리 Dec 17. 2021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열세 살 때 종교 과목 수업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다음 질문을 받습니다.


”너는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느냐?“


선생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물론 대답하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껄껄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대답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50세가 되어서도 이 질문에 여전히 답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봐야 할거야." 졸업 후 수십년이 흘러 다시 만난 자리에서 다들 그 선생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모두 그 질문이 자신들의 인생을 크게 바꿔 놓았다고 고백하죠. 피터 드러커는 비록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위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평생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그 질문이 자기 삶을 이끌어왔다고 고백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이 질문은 우리 각자를 스스로 거듭나는 사람으로 이끌어준다.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자신이 앞으로 '될 수 있는 사람'으로 보도록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몇 달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죽음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며 지냈습니다. 죽음을 관념으로만 알아오던 제가 처음으로 죽음의 실체를 접한 순간이었습니다. "할매요! 할매요! 할매가 숨을 안 쉰다!!" 언니의 다급한 외침에 가족들이 순식간에 할머니 곁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이미 할머니의 턱은 싸늘해지고 있었고, 안색은 창백해지고 있었습니다. 생과 사가 갈리던 그 순간을 지켜보는게 너무 초현실적이어서, 도무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책을 읽다가도, 거리를 걷다가도, 자려고 누웠다가도 불쑥 불쑥 그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면 등골이 서늘해지죠. ‘누구나 죽고, 나도 떠나야 할 때가 온다.’ 라는 분명한 사실 때문에.    


내가 이곳에 영원히 있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내 것이라 여긴 그 모든 것과 결국 이별해야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피가 차가워지는 한편 뜨거워지기도 합니다. 죽음을 떠올릴 때마다 삶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할머니와 죽음. 이 두 가지 키워드가 저를 계속 다음 질문으로 이끕니다.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결국 내가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체스 그랜드마스터인 호세 라울 카파블랑카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성공하려면 다른 무엇보다 먼저 마지막 수를 연구하라." 결국 어떻게 죽고 싶은지 알려면 어떻게 살지를 연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죽을 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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