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만들어낸 이야기

그랜드캐년

by 김글리

시간이 만들어낸 이야기



콜로라도 강이 아주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거대한 이야기 줄기 하나가 있다.

그랜드캐년.

무려 폭 30km, 깊이 1,600미터에 달하는 넓고, 깊은 이야기다.

그 굽이굽이 치는 협곡들 사이로 시간이, 퐁당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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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7천만년전에, 혹은 5백만년.

또 다른 누구는 70만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뭐, 아무래도 좋다.


저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을 품고 온

절벽들 앞에 서면

누구라도 할 말을 잃고 말 테니까.


나도 그 앞에서 한참을 그저 입만 벌리고 섰다.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내가 아닌, 우주의 나이를 느껴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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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대협곡이라 불리는 그랜드캐년.


저, 부탁이 있습니다.

바늘구멍만큼 시야가 좁아져 앞만 보고 달려나갈 때,

마음이 온통 급해져 단숨에 해치워버리려고 애쓸 때,

그때마다 당신을 떠올리게 해주세요.


백년, 이백년, 천년... 오랜 시간에 걸쳐

아주 조금씩, 그러나 묵묵히 만들어낸

그 무수한 층들을 떠올리게 해주세요.


때론, '시간이 걸릴 필요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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